[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권의 핵심 기반인 진보층 10명 중 6명 이상이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 간 갈등을 일컫는 이른바 '명청 갈등'의 존재를 부인했습니다. "명청 갈등이 있다"는 진보층의 응답은 2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선 '명청 갈등'의 실체 여부에 대한 의견이 반으로 나뉘었습니다. '명청 갈등'을 바라보는 진보층과 중도층의 시선이 크게 차이가 났습니다.
4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중도층·진보층 대상 현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정 대표 간 갈등이 있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진보층의 64.0%는 "갈등이 없다"고 했습니다. "갈등이 있다"는 응답은 17.2%에 불과했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8.8%였습니다.
중도층에선 '명청 갈등'의 존재 여부에 대한 의견이 반으로 나뉘었습니다. 33.9%는 "갈등이 있다"고 했고, 33.0%는 "갈등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두 응답의 격차는 단 0.9%포인트였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 또한 33.1%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중 중도·진보 정치 성향을 가진 1005명(중도층 515명·진보층 49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중도층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 진보층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중도층+진보층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2.8%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중도+진보 48.1% "갈등 없다"…4060 절반 이상 갈등 '부인'
정청래 대표 체제가 들어선 후 당정은 계속해서 엇박자를 보였습니다.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과 검찰개혁 후속 조치 등을 놓고 당정 간 이견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또 지난달 3일 민주당이 현직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중지하는 이른바 '재판중지법' 추진을 공식화한 지 하루 만에 대통령실이 직접 제동을 걸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정 대표가 주도한 '당원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을 놓고 친명(친이재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전선에 뛰어들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전현희·김병주·한준호 최고위원의 줄사퇴로 치러지는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벌써부터 '명청 대전' 전초전으로 흐르는 분위기입니다. 본격적인 권력투쟁은 내년 전당대회로, 차기 당대표는 총선 공천권을 손에 쥐게 됩니다.
여권이 명청 갈등으로 시끄러움에도, 보수층을 제외한 '중도층(515명)+진보층(490명)'에선 "명청 갈등은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중도층+진보층'의 48.1%가 "명청 갈등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명청 갈등이 있다"는 응답은 25.8%에 그쳤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6.1%였습니다. 여권 분열 우려에, 일부는 갈등의 존재 자체를 의도적으로 부인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중도층+진보층'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여권의 세대 기반인 40·50대에서 절반 이상이 "명청 갈등이 없다"고 했습니다. 60대 역시 "갈등이 없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40대 '갈등 있다' 22.5% 대 '갈등 없다' 56.2%, 50대 '갈등 있다' 24.6% 대 '갈등 없다' 57.7%, 60대 '갈등 있다' 21.5% 대 '갈등 없다' 55.7%였습니다. 70세 이상에서도 '갈등 있다' 22.1% 대 '갈등 없다' 43.1%로, "갈등이 없다"는 응답이 높았습니다. 이외 20대 '갈등 있다' 37.0% 대 '갈등 없다' 32.6%, 30대 '갈등 있다' 32.6% 대 '갈등 없다' 28.4%로 집계됐습니다.
수도권·호남, 절반가량 "갈등 없다"…영남도 "갈등 없다" 우세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과 호남에서 절반가량이 "명청 갈등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서울 '갈등 있다' 30.5% 대 '갈등 없다' 49.2%, 경기·인천 '갈등 있다' 24.2% 대 '갈등 없다' 49.3%, 광주·전라 '갈등 있다' 24.8% 대 '갈등 없다' 49.7%였습니다. 이밖에 대전·충청·세종 '갈등 있다' 25.9% 대 '갈등 없다' 46.7%, 대구·경북(TK) '갈등 있다' 27.1% 대 '갈등 없다' 45.4%, 부산·울산·경남(PK) '갈등 있다' 18.7% 대 '갈등 없다' 46.4%, 강원·제주 '갈등 있다' 38.9% 대 '갈등 없다' 41.7%로 조사됐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5년 1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지난달 4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의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나서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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