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풍선효과 없는 '일산'-강남보다 더 뛴 '과천'
일산 집값, 떨어지는 직주근접·확장성에 고전
강남 가까운데 지정타까지…과천 강세 지속
2025-12-03 15:01:36 2025-12-03 16:44:38
 
[뉴스토마토 송정은·홍연 기자]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동탄과 남양주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관측됩니다. 그런데 비규제지역인 데다 대표적인 ‘1기 신도시’라는 타이틀을 지닌 일산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고 주거 편의성이 좋다고 평가받는 과천의 경우 서울 강남권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일산 재건축 기대감 있지만…사실상 거래절벽 수준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일산 아파트 매매가격은 꾸준한 하락세를 기록 중입니다. 일산 지역 아파트의 올해 매매가격 누계치를 보면 일산동구는 -3.37%, 일산서구는 -1.94%를 기록했습니다. 일산동구의 경우 수도권 도시 중에서 평택(-7.12%), 이천(-4.23%) 다음으로 하락 폭이 큽니다. 
 
일산 강촌마을 일대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일산 강촌마을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산은 지난 1년 사이에 가격이 꽤 내려갔고, 지금도 분위기는 조용하다”며 “큰 폭으로 빠지는 건 멈췄지만 거래가 많지 않아 조용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선도지구에 선정되지 않은 노후 단지들은 관리비 부담, 주차난, 구조 문제 등 실수요자가 고민해야 할 요소도 적지 않은 편”이라며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공모를 통해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된 단지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산 백송마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지난해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된 단지 위주로 실제 매매가격 상승도 있는 등 기대감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타 선도지구 대비 정비계획 수립이 늦는 등 속도가 뒤처진다는 인식이 있다. 고양시장을 중심으로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나오지만 타 지역과 속도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거주 주민들의 서울 출퇴근 비중이 높지만 강남 등 서울 주요 오피스 지역과의 거리, 교통의 불편함으로 인해 도시의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일산 부동산 시장 약세 원인으로 꼽힙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일산부터 파주로 이어지는 경기도 서쪽 도시 지역은 강남–판교–분당–용인–광교–동탄으로 이어지는 경부 축처럼 수요가 확장되는 구조가 없어 사실상 섬처럼 고립된 구조”라며 “시장에서도 더 높은 값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올해 누적 상승치 18% 넘었다…과천 강세 지속
 
반면 과천 부동산 시장의 강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산과 과천 모두 전통적인 신도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정반대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의 올해 매매가격 상승 누계치는 18.23%를 기록했습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다수가 포함된 성남 분당구(16.88%)보다 높아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강남 접근성, 주거 쾌적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다 보니 오히려 강남구(12.42%), 서초구(12.71%)보다 상승폭이 컸습니다. 한강벨트의 중심지로 급부상 중인 성동구(17.33%)보다도 높습니다. 
 
과천 중앙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규제지역에 포함되면서 현재 거래가 활발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좋은 물건은 빠르게 팔린다”면서 “가격만 맞으면 거래는 꾸준히 이뤄지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대장주 역할을 하는 과천 푸르지오써밋과 과천자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입지와 커뮤니티, 교통 접근성이 모두 뛰어나다”며 “대규모 IT 기업들이 입주한 지식정보타운으로 인해 직주근접도 좋아지면서 과천에 대한 선호도가 더 올라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과천 푸르지오써밋 단지. (사진=송정은 기자)
 
전문가들은 과천의 강세를 ‘직주근접 기반의 자족 기능 완성’에서 찾고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천은 강남의 대체 지역으로 각광받아왔다”며 “재건축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정주환경이 개선된 데다 지식정보타운을 비롯해 다양한 일자리가 들어오면서 주거와 일자리가 동시에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부동산리서치랩장도 “올해 수요자 키워드가 똘똘한 한채·상급지 갈아타기인데, 경기권에서는 과천이 가장 높은 집값을 형성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재건축·지식정보타운·과천지구 개발 호재가 집중돼 있고, GTX-C·인덕원선 등 교통망 기대감도 크다. 여기에 입주 물량이 많지 않아 전세가격도 꾸준한 오름세”라고 진단했습니다.
 
수도권 선호-비선호 지역 격차 더 커진다
 
향후 부동산시장에서는 이 같은 선호 지역과 비선호 지역 간의 격차가 좁혀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송승현 대표는 “서울에서도 과천만큼 주거·일자리 인프라가 동시에 갖춰진 지역은 많지 않다”며 “재건축과 교통망 확충이 본격화되면 과천 선호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인만 소장은 “현재 일산은 입지·일자리·확장성 등 구조적 측면에서 수도권 선호 지역과 격차가 있다”며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중장기적으로도 강한 반등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송정은·홍연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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