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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원유 집유거부 첫날, 흰우유 공급 원활..소비자 차분
유업체 장기화 대비책 마련 분주, 공급 조절 중
업계 15% 내외 타결 가능성 조심스럽게 제기
2011-08-03 16:59:56 2011-08-03 18:44:12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3일 오후 2시 롯데마트 영등포점. 흰 우유 매대에는 몇개 브랜드만을 제외하고 제품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다만 "원유수급 부족으로 인해 우유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고객들의 양해를 부탁한다"는 문구가 매대 위에 붙여져 있어 위기감을 느낄 수는 있다.
 
소비자들의 사재기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주부 김미정(35)씨는 "우유대란이 벌어진다고 해서 걱정하고 왔지만 첫날이라 그런지 평소와 비슷한 것 같다"며 1리터짜리 흰 우유 한개를 쇼핑 카트에 담았다.
 
우유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가들이 이날 처음으로 집단 집유거부에 나섰지만 대형마트와 편의점에는 우유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마트 관계자는 "평소와 다름없는 (우유)물량이 들어왔고 판매도 비슷하게 되고 있다"면서도 "며칠째 공급이 안된다면 소비자들의 혼란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를 받아 가공해 공급하는 유업체들은 비록 하루 집유 거부지만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기존 재고량으로 하루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유업체들은 평소 물량의 10% 미만의 원유만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판매량이 가장 많은 흰 우유 위주로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우유업체 관계자는 "자정 이후 최대한 많은 양의 원유를 공급받아 혹시 모를 공급중단에 최대한 대비할 계획이지만 그마저 며칠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며 우려했다.
 
유업체들은 당장 4일부터 마트나 슈퍼마켓 등에는 공급하는 흰 우유의 물량도 조절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파리바게뜨, 파스쿠치, 던킨도너츠 등을 거느닌 SPC그룹은 장기적으로 공급 차질을 우려해 자체적으로 가맹점에 공급하는 신선유의 양을 조절할 계획이다.
 
낙농가들을 대표하는 낙농육우협회와 유업체 대표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낙농진흥회에서 8차 소위원회를 갖고 우유 값 인상안에 대해 또 한 차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173원 인상을 요구하는 낙농가와 81원 인상을 주장하는 유업체간 입장이 팽팽해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100원 내외 인상안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다. 유업체가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그 정도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양보한다면 최대 15% 내외에서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까 싶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이같은 우려에도 낙농육우협회는 5일까지도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무기한 공급 중단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협회관계자는 "이렇게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에 깊이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며 "끝까지 협상에 임하겠지만 무기한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단언했다. 
 
뉴스토마토 정헌철 기자 hunchu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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