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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최대실적 비결..'70%의 편중성'(종합)
신기록 행진 이면에 실적 양극화, 포트폴리오 리스크 커져
2012-10-26 16:18:16 2012-10-26 16:19:40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무선사업부(IM)의 '원맨쇼'에 힘입어 4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분기에도 전체 영업이익의 60% 수준을 돌파한 무선사업부가 이번엔 7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사실상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을 독식하고 있어 편중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 입장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막대한 이익잉여금을 쌓아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성공을 지켜보며 당장은 웃고 있지만, 정작 삼성전자의 성공이 다른 사업 부문, 계열사와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있어 향후 사업계획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 실적 신기록 행진 이면에 ‘포트폴리오’ 붕괴 우려
 
26일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8조1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1.04% 성장한 수치며, 시장 예상치였던 7조6000억원 또한 크게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다.
 
사상 최대실적 달성의 주된 동력은 역시 스마트폰, 그 중에서도 세계 시장에서 20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갤럭시S3였다.
 
이번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에서 무선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57.34%이며 영업이익 비중은 무려 69%에 이른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7%포인트씩 더 확대된 셈이다.
 
전통적으로 삼성전자가 각 사업부문의 '황금분할 포트폴리오'를 강점으로 활용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처럼 휴대폰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결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지난 2007년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은 주요 4개 사업부문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 DM&A(생활가전) 등에 골고루 분포된 모양새를 나타냈다. 반도체 사업부는 전체 매출의 23.5%, 디스플레이는 18.5%, 통신은 25.4%, DM&A는 26.6%로 4개 사업 부문이 고른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전체 영업이익의 31.2%를 반도체 사업부가 견인하고, 이어서 통신사업부가 31.9%를 기록해 사실상 완제품 사업과 부품 사업이 균형감 있게 전체적 흐름을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반면 갤럭시S 시리즈가 본격 출시되기 시작한 2010년 2분기부터 영업이익 비중을 높여가던 무선사업부는 그해 4분기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비중 47%를 돌파했다. 그로부터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영업이익 비중이 또 20% 급증하며 이번 3분기에 70% 수준에 육박하게 됐다.
 
◇삼성전자 2010년~2012년 실적 추이(자료=삼성전자)
 
◇세트-부품, 스마트폰-가전 양극화 심화
 
세트 부문과 부품 부문의 실적 양극화 현상도 문제다. 이번 3분기 삼성전자 세트 부문의 매출은 전체의 80.29%를 차지한 반면 부품 부문은 불과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2분기에 비해 불과 몇 달 사이에 세트 매출 비중이 8%포인트 상승한 셈이다.
 
또 세트 부문이 거둔 영업이익 5조8800억 원 중에서 소비자가전사업부(CE)가 차지한 비중은 7%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무선사업부에 대한 세트 부문의 의존도 또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휴대폰이 회사의 주력 사업부문으로 성장한 것 자체보다는 그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난 95년에도 삼성 반도체가 D램 호황에 힘입어 2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가 그 다음해 이익이 100% 넘게 줄어든 사례가 있다"며 "지금 삼성전자의 문제는 세트의 엄청난 호황이 부품으로 쉽사리 전이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는 삼성그룹 내부에서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성장이 삼성그룹 전체의 성장이 도움이 되기는커녕 편중성만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입장에서도 휴대폰 사업을 통해 쌓여가는 이익잉여금에 대해 마땅한 투자방법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신규순환출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치권이나 여론정서상 이조차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3분기 ‘반짝 실적’ 이후 걱정되는 4분기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과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사업은 PC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모바일D램의 성장세도 예상보다 더디다. 설상가상으로 아이폰5가 전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마케팅비용 증가 등으로 무선사업부의 영업마진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동양증권은 스마트폰 시장 경쟁심화로 4분기 전체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4%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전분기 수준인 8조16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중 IM 영업이익은 4조89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특허소송과 관련한 충당금, 그리고 4분기부터 본격화될 아이폰5와의 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실적 악화의 리스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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