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매출 200조..'IM 끌고 CE·반도체 받치고'(종합)
무선사업부, '갤럭시 시리즈'에 전년比 139% 성장
위기의 2013년 "스마트폰 성장동력 떨어진다"
2013-01-25 20:26:51 2013-01-25 20:28:51
[뉴스토마토 황민규 곽보연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연매출 200조원을 넘기며 금자탑을 세웠다. 전 세계 전자기업 중 유일한 기록이다. 역시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반도체의 ‘황금 포트폴리오’가 주효했다.
 
연간 매출액 201조1000억원, 영업이익 29조500억원을 기록했다.
 
◇5분기 연속 최대 실적..연매출 200조 달성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매출 56조원600억원, 영업이익이 8조8400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5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8.51%, 영업이익은 88.44%, 순이익은 12.6% 각각 상승했다.
 
이로써 2012년 삼성전자 완제품(DMC)부문과 부품(DS)부문은 각각 21조6100억원, 7조4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무선사업부(IM)는 2011년보다 139.4% 늘어난 19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체의 66.9%를 차지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의 '성공 아이콘'이었던 갤럭시 시리즈는 총 1억2000만대가 팔려나가며 삼성전자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소비자가전(CE) 또한 유럽 시장에서의 수요침체를 뚫고 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82.54% 증가했다.
 
부품 사업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업계 전반에 걸친 공급과잉으로 인한 D램,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 타격을 받기도 했지만, 시스템LSI 성장세로 적자를 상쇄하며 4조1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 무선사업부 영업익 61%..가전·반도체도 '선전'
 
일단 4분기의 경우 무선사업부가 여전히 삼성전자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61.54%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였던 3분기(69.33%)에 비해 비중이 7.79% 줄어들며 쏠림현상이 일정부분 해소된 양상이다.
 
무선사업부의 비중을 메꾼 주역은 소비자가전(CE) 사업부였다. CE부문은 4분기 매출 13조9500억원, 영업이익 74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3분기 3900억원에서 4분기 7400억원으로약 2배에 달하는 3500억원 급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ED TV의 판매비중이 올라가면서 4분기 TV에서만 9.5%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 라인업이 다양해지며 출하량 기준 시장 평균인 20% 후반대보다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업황 침체를 뚫고 반도체 사업도 최대 실적에 기여했다. 반도체는 4분기 매출 9조5900억원, 영업이익 1조42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직전 분기였던 3분기(1조200억원)에 비해 4000억원 늘며 과거 영예를 되찾았다.
 
모바일 수요가 지속적인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국내외 주요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감산을 선언하면서 수급 여건이 개선됐다는 점이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D램의 경우 PC 업황이 장기 침체에 접어들었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모바일 수요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4분기 매출 7조7500억원, 영업이익 1조110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구성하는 4개 사업부문에서 가장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서울시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
 
◇고개 드는 환율 리스크..올해 투자는?
 
그러나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최대의 수출기업인 삼성전자도 환율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건은 피해 규모다. 삼성전자는 올 한해 환율 변동 리스크로 받게 될 부정적 영향이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2년 4분기 결산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원화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장 예상 기준 올 한해 환율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에 환율이 영업이익에 끼친 영향은 약 3600억원으로 3분기의 5700억원 손실분을 합치면 6개월간 총 1조원의 피해를 본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일본 보수정권의 대대적 양적완화로 ‘엔저 공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는 최악의 경우 환율이 900원대로 떨어질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내외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투자 계획 또한 쉽게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시장상황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올해 투자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지난해 집행 규모와 큰 폭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증권가의 관측은 다르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설비투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이미 기투자된 비용이 많기 때문에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최대가 3조원 수준이며, 시스템LSI 또한 필요한 투자는 지난해 이미 감행됐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삼성전자 신기록 행진 계속될까?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전망과 관련해서는 어두운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는 올해 실적 전망과 관련한 주요 변수로 유로존 경제불안, 미국 재정절벽 우려, 업계 내 경쟁 격화 등을 꼽았다. 하지만 삼성의 가장 큰 위기는 한 분야에 집중된 성장이다.
 
실적 발표와 함께 언급한 올 2013년 전망에서 삼성전자는 성장을 이끌고 있는 무선사업의 성장세를 보수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되고 신제품과 가격 경쟁이 심화된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의 성장세가 신흥시장의 보급형 제품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66% 수준을 차지했던 휴대폰 시장에서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미들엔드급 스마트폰이 올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면서 무선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낮아질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측은 스마트폰 교체수요와 롱텀에볼루션(LTE)망 확산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최근 몇 년처럼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도체 부문 역시 최근의 업황 개선에도 큰 폭의 성장은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송명섭 연구원은 “최근 IT 업계 전반에 걸친 수요 축소를 암시하는 지표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올해 반도체 부문이 삼성전자 실적에 기여하는 부분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IT업계 최대의 구매자인 애플이 최근 반도체, 디스플레이 물량을 대폭 축소하며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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