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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1월 30일 미 FRB의 금리 인하 후 증시 전망
2008-01-29 10:22:00 2011-06-15 18:56:52
미 연방은행(FRB)은 29일과 30일 이틀간의 정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개최, 추가 금리 단행이 이루어질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22일 미 연방은행(FRB)은 글로벌 증시가 공황(Panic)상태에 빠지자 긴급 전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소집, 전격적으로 75bp 금리 인하를 단행해 이전 4.25%의 기준금리를 3.5%로 인하한 바 있다.

미 연방은행(FRB)은 22일 전격 금리 인하의 성명서를 통해 "향후 경제전망의 약화와 경제성장의 하강 위험 증가를 반영했다" 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정례 FOMC회의에서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의 여지는 마련해 놓았다.

월 가(Wall Street)의 금리 인하 전망치는 50bp 수준을 전망하고 있지만, 25bp 수준에 머물 것 이라는 보수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25bp 인하로 굳어질 경우 올해 1월에만 미 연방은행(FRB)은 10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춰오던 FRB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더라도 30일 발표될 미 4분기 GDP성장률(연율, 잠정치)과 2월1일 공개될 1월 실업률과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등 고용지표 발표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추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 증시의 충격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발표 예정인 미 4분기 GDP 성장률(연율, 잠정치)은 1.2% 성장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4분기 GDP 성장률이 1%에 미치지 못하거나 역(逆)신장 할 경우 미 경기 침체 논란은 더 이상 발 붙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30일 예정된 미 FRB의 금리 인하는 앞서 지적한 대로 미 경기 침체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월말 경제지표 발표와 겹쳐지고 있고 지난 22일 전격적인 금리 인하 폭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실제로 50bp 이상의 금리 인하가 나오지 못할 경우 미 증시 상승을 이끌만한 동인으로는 그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방은행(FRB)은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2주 앞두고 지난 1월16일 발간한 베이지 북에서 "지난해 11월과 12월 미 경제활동은 완만히 증가했으나 이전보다는 둔화됐다" 라고 밝혀 22일 전격적인 금리 인하 후 FRB 버냉키 의장이 밝힌 "신용경색과 경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시의 적절하게 취해 나갈 것" 이라는 내용과는 미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에 확연한 온도 차를 느낄 수 있다.

그만큼 미 연방은행(FRB)의 지난 75bp 금리 인하는 기존의 인플레이션 억제에 주안점을 둔 기존 통화관리 방향의 틀에서 긴급히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반증케 했다.

하지만 미 FRB가 75bp 금리 인하를 전격적으로 결정함으로써 다급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은 결국 중앙은행으로서 갖는 경기 침체에 대한 방어적 수단으로서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월 스트리트 저널은 과거의 금리 인하가 정책적 효과를 거둔 것은 지금의 상황보다 더 크고 오랫동안 조정을 받았을 때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레이 페어 예일대 교수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기고문에서 "현재 투자자들은 기업 실적 악화에 불안해하고 있어 금리가 더 내려가더라도 주가는 더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춘(Fourtune) 역시 "미 금리 인하가 효과를 내더라도 그것이 하루 밤 사이가 아니라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 2001년 발생한 인터넷 버블로 인한 미국의 경기 침체는 약 10개월간 지속됐다. 1990년과 1991년에 걸친 주택대부조합(S&L) 파산으로 불거진 경기침체는 21개월이 걸렸고 1981년 1차 오일 쇼크로 인한 미 경기 침체도 13개월의 침체기를 거쳤다.

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미 FRB의 금리 인하 조치는 미국과 유럽 투자은행(IB)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알려지기 시작한 지난해 9월 18일 5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 그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18일 미 연방은행(FRB)은 5.25% 이던 기준금리을 50bp 전격 인하했고 10월 31일과 12월 11일 모두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5bp 인하가 추가됐다. 지난 22일 다시 75bp 금리 인하 조치가 취해지며 현행 FRB 기준 금리는 3.5%까지 낮아졌다.

이번 미국의 경기 침체는 주택 경기 하락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미 투자은행의 부실 상각이 합쳐지면서 미국의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평균 경기 침체 기간인 10개월과 앨런 그린스펀 전 FRB의장 재임 기간 중의 평균 8개월 정도의 수준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부 시각은 지난 1981년의 13개월 정도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가 확실시 된다면 미 연방은행(FRB)은 장기적으로 이를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9월부터 연방은행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취해지기 시작했다고 보면 현재까지 약 4개월이 지난 셈이다. 통화정책이 시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하기까지 적어도 6개월, 부시 행정부가 마련한 경기 부양정책의 실효성은 2/4분기를 지나야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경기 침체가 본격화 할 경우 미 연방은행(FRB)이 강력한 자구책을 쓸 수 있을지는 지금의 금리 수준을 어느 정도까지 용인하느냐에 달려있다.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시장의 패닉을 불식시키고 가시적인 금리 인하 효과를 빠르게 시장에 침투시켜 경기 침체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장점을 지닌다. 반면 건전한 부채 조정을 지연시키고 인위적인 부양책을 통해 경기 회복력을 감퇴시키는 부작용도 낳게 한다. 이번 75bp 금리 인하는 지난 80년대 말 이후 연방은행의 최대 인하라는 점에서 버냉키의 행보는 전임 연방은행(FRB)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점진적 인하(Greenspan's Baby Step)와는 완전히 괘를 달리 한다.

미 연방은행의 버냉키 의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야기 될 미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기존 인플레이션 통제에 치우친 나머지 정책적 대응이 부재한 감(感)을 준다. 그만큼 사려 깊고 시장의 변화를 한 발 앞서 대응할 연방은행의 정책적 대응은 현실감이 떨어진다. 지난해 9월 18일 BNP파리바의 펀드 환매 동결 조치 등 파장에 따른 50bp 금리 인하와 지난 1월22일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개최를 일주일 여 남긴 시점에서 전격적인 75bp 금리 인하를 단행한 버냉키 의장은 급진적이고 대폭적 금리 인하(Bernanke's Giant Step)를 표방한다.

그러나 미 연방은행(FRB)의 통화정책이 전임 그린스펀 의장이 새로운 버냉키 의장으로 교체되어 통화정책의 정책적 방향이 한 순간에 바뀌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버냉키 의장 스스로도 급진적이고 대폭적 금리정책론자(Bernanke's Giant Step)임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버냉키 금리 해법은 미 증시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에는 악영향을 미칠 변수(Variable)인 셈이다.

경기 저점으로 볼 때 미 경기 침체의 저점은 빨라야 올해 3분기, 늦는다면 올해를 기약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앞서 지적한 대로 가장 실효성이 높은 금리 인하 정책의 시점은 경기 침체의 초입 국면보다는 경기 저점에서 내성을 다질 때 주사액(液)으로 효과적이다. 그런 점에서는 현재의 금리 실탄을 잘 비축하는 지혜도 매우 긴요한 정책적 고려사항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30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추가 금리로 인한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기 보다는 미 경기 침체의 속도가 어느 정도로 파급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장기적인 시장 접근의 방향으로 본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미 연방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가 반짝 효과에 그칠 경우 미 경제는 올해 이중경기 침체 상황인 더블 딥(Double Dip)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접근하는 것이 시장을 대응하는 가장 바람직한 해법이라 여겨진다.



뉴스토마토 이현민 기자(roy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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