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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스토리)본격시행 임박한 계좌이동제, 패키지혜택을 누리자
시중은행들, 무제한 수수료면제·우대금리 제공 등 혜택 쏟아내
2015-10-21 14:31:16 2015-10-21 15:16:40
이달 말부터 주거래은행 계좌를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시행된다. 계좌이동제는 기존에 거래하던 은행계좌를 다른 계좌로 옮기면 통신과 카드요금, 각종 이체 항목도 자동으로 따라가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월세나 카드대금 계좌를 옮기려면 고객이 일일이 해당 회사에 전화해 자동이체를 해지한다고 밝히고 옮기려는 계좌를 새로 등록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수고를 덜게 된다는 말이다.
 
계좌이동제는 고객에게는 편리한 제도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 대이동할 수도 있는 기회이자 위기이다. 사실 기존 은행과 거래하는 단골 고객 상당수가 자동이체를 옮기는 번거로움때문에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하나금융연구소가 서울에 거주하는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주거래은행을 바꾸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답한 비중이 33.4%에 달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수수료면제·금리혜택 잇달아  
계좌이동제 시행이 임박해지자 시중은행들은 소홀히 했던 단골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각종 혜택 꾸러미를 풀어놓고 있다. 덕분에 고객들은 수수료 면제와 우대금리, 대출금리 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누리는 기회를 얻게 됐다. 전문가들은 "계좌이동제로 은행업계는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경쟁격화로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서비스를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계좌이동제에 대응하는 은행의 대책은 크게 세 가지다. 수수료 면제, 우대금리 제공, 대출금리 할인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지난 7월 신규 고객에게 전자금융 다른 은행 이체 등 3가지의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수시입출식인 ‘KB국민ONE통장’은 공과금 이체나 KB카드 결제 실적이 1건만 있어도 CD·ATM 등 자동화기기 시간 외 출금수수료와 다른 은행 자동이체, 인터넷·폰·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 자동이체 수수료가 무제한 면제된다. 
 
농협은행도 전자금융, 타 은행 이체, ATM 현금인출 등 3가지 ‘ 우대 패키지를 선보였다. 50만원 이상 급여 이체 실적, 농협카드 월 20만원 이상 이용, 3건 이상의 공과금 자동이체, 10만원 이상 적금 이체 등 4가지 조건 중 두 가지를 충족하면 된다. 농협은 거래실적에 따라 대출금리를 최대 연 0.9%포인트 할인혜택도 제공한다. 
 
통합패키지에 가족할인까지…과열경쟁 우려도 
계좌이동제 시행이 다가오면서 은행 간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주거래고객의 금리·수수료 우대 혜택을 대폭 늘린 ‘온패키지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신한카드 결제, 공과금 자동이체, 30만원 유동성 계좌 잔액 유지 등을 모두 충족하면 본인을 포함한 가족 구성원 최대 5명에게 금리와 수수료 혜택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계좌이동제 상품과 마찬가지로 전자금융수수료, 자동화기기 인출수수료, 자동 이체 수수료를 무제한 면제하고 신한 주거래 우대 적금 가입시 가족당 최대 2계좌에 한해 최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주요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가족통합할인과 비슷한 통합혜택이다. 
 
시중은행 중 가장 늦게 계좌이동제 상품을 출시한 KEB하나은행은 최근에야 하나멤버스 고객 유치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늦었지만 혜택은 예금과 카드 등 가입 실적에 따라 최대 0.9%포인트에 달하는 우대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그 동안 소극적이었던 외국계은행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전월대비 평균잔액을 유지하는 조건만 충족하면 최대 연 1.7%금리를 주는 수시입출금 온라인상품‘ 마이플러스 통장’을 출시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별도의 소득확인서류 제출 없이 최대 300만원, 대출금리 최대 연 0.6% 깎아준다며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전상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계좌이동제가 단기적으로 인센티브 경쟁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고객 관계 관리의 관점에서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수립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페이인포 통해 조회·변경 가능
고객 입장에서도 혜택과 서비스가 유리하다고 바로 계좌를 이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계좌이동제는 지난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 중인데 여전히 초기 단계여서 각 은행별로도 가능한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비스와 가입조건을 알아보지 않고 무조건 계좌를 옮길 경우 오히려 더 번거로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계좌이동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이용가능한 서비스를 확인한 뒤 각 은행별로 혜택과 조건을 따져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당장 오는 30일부터 계좌이동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페이인포(payinfo.or.kr)에 접속해 신청해야한다. 자동이체 항목을 조회하고 일부 계좌를 변경 해지할 수 있는데 계좌 변경에 신청일 빼고 5영업일이 걸린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페이인포에서 해지를 신청하면 다음 날 해당 은행에서 해지 처리가 된다"며 "계좌를 이동할 계획이라면 자동이체 날짜와 겹치지않게 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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