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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그룹, 30대그룹 순이익 95% 차지…고용은 '제자리걸음'
10년전 59%서 가파른 증가…한국경제 재벌그룹 의존도 심화
2016-11-02 15:32:59 2016-11-02 17:08:05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상위 5대그룹에 대한 한국경제의 의존도가 심화됐다. 30대 그룹 전체 순이익 중 상위 5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년간 59.3%에서 95%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기간 상위 5대그룹의 고용비중은 제자리걸음을 보이며 재계의 법인세 인상 방어 논리를 무색케했다. 
 
2일 기업경영성과 분석사이트 CEO스코어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30대 그룹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0대 그룹 전체 매출액 가운데 상위 5대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61.5%로 조사됐다. 10년 전인 2005년 59.2%에 비해 2.4%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그룹 순이익 중 5대 그룹의 비중은 59.3%에서 95.1%로 35.9%포인트 급등했다. 국내 대기업 전체 순이익의 대부분을 이들 5개 그룹이 벌어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상위 10대그룹으로 확대해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10대 그룹의 매출액 비중은 2005년 76.2%에서 지난해 80.7%로 소폭 는데 비해 순이익 비중은 같은 기간 79.2%에서 98.3%로 치솟았다. 하위 20개 그룹의 이익을 다 합쳐도 전체의 1.7%에 불과한 실정이다.
 
상위 2대그룹, 삼성과 현대차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절대적이다. 지난해 30대그룹 전체 매출 중 두 그룹의 비중은 35.7%로, 10년 전인 2005년 34.4%에 비해 1.3%포인트 높아지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순이익 비중은 35.3%에서 59.4%로 24.1%포인트나 상승했다. 두 그룹이 30대 그룹 전체 이익의 절반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삼성그룹 매출액은 142조5697억원에서 271조8800억원으로 90.7%, 순이익은 9조4494억원에서 18조7787억원으로 98.7% 증가, 2배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하위 20개 그룹의 2015년 영업이익은 총 8964억원으로, 삼성그룹 영업이익 18조7787억원의 약 20분의 1에 불과했다. 현대차의 성장세도 가팔랐다. 현대차 매출액은 73조7692억원에서 171조4094억원으로 132.4%, 순이익은 5조7968억원에서 12조2272억원으로 110.9% 늘었다. 
 
지난 10년 가운데 2014년의 경우 5대그룹의 순이익 비중이 105.6%로 100%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른 중하위 그룹들이 손실을 내는 동안 상위 5개 그룹이 이를 메우고도 남는 이익을 올린 것. 같은 해 삼성과 현대차그룹만 놓고 봤을 때 30대 그룹 전체 이익 중 이들 두 그룹의 몫은 무려 81%에 달했다. 
 
상위 그룹들에게 이같이 이익이 편중되고 있는 가운데, 고용은 10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상위 10대그룹의 경우 전체 대비 고용비중이 줄었다. 30대 그룹 전체 고용 가운데 상위 10개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73.2%에서 지난해 72.1%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상위 5개 그룹의 고용 비중은 55.0%에서 57.7%로 소폭 상승했지만, 삼성과 현대차의 비중은 35.5%에서 32.4%로 떨어졌다. 
 
최근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법인세 인상안에 맞서 정부와 여당, 재계가 펼치고 있는 방어논리를 정면 부정하는 통계다. 법인세 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세 부담 증가는 투자 및 고용 여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것이 재계의 일관된 논리였다. 이번 통계로 기업들의 이익 증가가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한편 그룹별로 지난 10년간 이익이 가장 급성장한 그룹은 SK로 집계됐다. SK는 2005년 4조5618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13조6263억원으로 198.8% 성장했다. CJ그룹이 117.8%로 2위, 현대차그룹이 110.9%로 3위였다. 이어 삼성(98.7%), 신세계(80.6%), KT&G(79.4%) 등 순이었다. 30그룹 가운데 10년 전보다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이들 6개 그룹과 흑자로 전환한 효성그룹을 포함해 7개 그룹 뿐이다. 나머지 그룹들은 모두 적자로 전환하거나 이익이 줄었다. 대우조선해양, 금호아시아나, 두산, 현대중공업 등 6개 그룹은 적자로 돌아섰고 LG, 한화, 롯데, KT, GS 등 9개 그룹은 10년전 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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