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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정규직 전환은 기업경영에 치명적"
2017-05-25 09:35:30 2017-05-25 09:42:20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공공·민간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기업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인 비정규직 규모 축소에 대해 경제계에서 처음으로 반발했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 사진/뉴시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중구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열린 포럼에서 인사말을 통해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으로 외국 기업과 대등한 경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웃소싱(외주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 확산은 기업경영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과 SK브로드밴드 등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불편한 속내다. 앞서 인천공항은 연말까지 7000여명의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고, SK브로드밴드는 5200명의 협력업체 노동자를 자회사를 통해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공공·민간부문에서 간접고용 노동자의 직접고용 움직임이 확대되자 이를 겨냥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우리 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아웃소싱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 노동시장의 심각한 경직성도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주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가 넘쳐나면 산업현장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도 배치되는 것"이라며 "불합리한 차별적인 요소는 경총이 나서서 적극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정규직 과보호론을 계속해서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법제도는 경기에 따른 인력 조절이 불가능하고, 성과가 아닌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하는 연공형 임금체계로 인해 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제환경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안정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고, 정규직의 과도한 임금인상이 지속된다면 기업규모,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간접고용 문제의 해법은 대기업 노사의 고통분담을 바탕으로 한 (노사간) 배려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간접고용 노동자의 직접고용이 아닌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사정이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의 발전과 공정 자동화로 전통적 고용형태를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라며 "노사정 모두 머리를 맞대고 일자리 증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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