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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논의 위한 여야정협의체 구성 '난항'
여름휴가 뒤 협상 '본격화' 방침이지만 한국당은 불참 입장 고수
2017-08-01 16:08:35 2017-08-01 16:08:35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초고소득자 증세’ 논의를 위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자유한국당이 불참 의사를 밝히는 등 여전히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정부가 2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증세 논쟁은 정국의 뇌관으로 더욱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은 각 당 지도부의 휴가기간이 끝나는 8월 둘째주부터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재 의원들 대부분이 휴가를 간 상황”이라며 “9월 정기국회도 있고, 이달말에는 당 워크샵도 예정돼 있어서 이달 둘째주부터는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2일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에게 여야정협의체 참여를 제안했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아직까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야정협의체는 사실상 합의가 된 상태”라며 “정부안이 나오고 각 당의 입장이 정해지면, 여야정협의체에서 각 당의 입장을 충분히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 원내대표의 기대와 달리 한국당은 사실상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문재인 정부 행태를 보면 독선과 독주, 협치 정신 무시, 국회 무시, 야당 무시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런 상태에서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해봤자 무슨 의미를 갖겠느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회는 상임위 중심주의를 택하고 있어 상임위에서 입법 과제와 현안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는 게 순서”라며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된 뒤에 혼선이 있다든지 장기적인 시간이 걸릴 때 협의체에서 논의하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이 여야정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논의가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정태옥 원내대변인은 이날 “증세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는 안 된다는 게 당 공식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증세와 관련해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여야 3당 공조가 지난번 추경안 통과 때와 같이 재가동될 경우 한국당이 또다시 논의 과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있어 한국당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실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보다 더 강한 증세 방안을 제시했었고, 국민의당 역시 신중론을 펴고 있지만 증세를 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의당이 여야정협의체에 참여하는 문제를 놓고도 각 당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협의체를 구성하는데 또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교섭단체 야 3당이 정의당의 참여를 반대하면서 협상 자체가 멈춰섰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여야정협의체 구성도 원내교섭단체 중심 국회운영의 정신을 파괴하고 여당 들러리 정당을 끼워넣기 위해 몇석 자리 정당까지 끌어들이면 안 된다”고 언급했고,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정의당의 참여 배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야정협의체, 연정 등 모든 것은 정부의 성공을 위한, 즉 국민의 성공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며 “촛불민심을 제대로 수용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어떤 협력을 해야할 지 생각할 때다. 지금 각 당이 당리당략에 몰두해 그런 민심을 배신한다면, 민심이 심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여야정협의체 구성과 별개로 연일 ‘부자증세’ 추진을 위한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증세가 양극화 해소와 사회 통합을 위한 정책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하는 모습이다. 다행히 여론도 정부·여당에 우호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의 국민이 이번 증세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왼쪽) 원내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태년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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