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바람 잘 날 없는 태광…노사갈등까지 극심
2017-08-29 18:44:13 2017-08-29 20:12:09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태광이 노사 간 불화에 휩싸였다. 흥국생명과 티브로드 노조는 회사가 직원의 성과를 지나치게 압박하고 있다며 성과연봉제 도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측은 이미 성과급 도입을 안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해 진실게임 양상도 보인다.
 
29일 흥국생명노조와 티브로드비정규직지부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수차례 사측과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티브로드 노사관계가 원청과 협력업체까지 극도로 악화됐다. 티브로드 협력업체 노조는 31일 하루 동안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티브로드 협력업체 노조는 임금 35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임금인상 불가와 함께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청과 협력업체가 업무 위탁계약을 갱신하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성과 압박도 강해졌다. 원청과의 위탁계약을 갱신하려고 업체가 무리하게 업무량을 늘리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수리기사의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방문하도록 약속시간을 잡는다. 수리기사들은 차량을 통해 이동하는데, 1시간 동안 4건의 수리작업을 처리하는 경우도 있었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중복할당은 협력업체가 여건을 반영해 하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중복할당을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어 "협력업체가 현장기사와 일정을 협의한 뒤 조정해 업무가 가능할 경우에 중복할당을 한다. 가능하지 않을 경우에는 고객의 양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희망퇴직으로 논란이 된 티브로드 원청의 노사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노조는 같은 달 70여명이 퇴직한 만큼 추가 희망퇴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통신사들의 IPTV로 경영여건이 극도로 악화됐다"며 "희망퇴직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노사도 성과평가 제도 개편과 관련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는 지난 24일 조병익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지난 5월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임시총회를 열려고 했는데, 회사가 연차휴가 사용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해 회사가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흥국생명 측은 "지점의 근무인원이 적어 연차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라며 "노조 활동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회사는 내년부터 저성과자의 연봉을 대폭 삭감할 계획이다. 직원 중 10%를 저성과자(D등급)로 분류한다. 대신 저성과자의 임금을 축소한 재원으로 S등급부터 C등급의 임금을 인상한다. 노조는 D등급을 받을 경우 연봉이 30% 삭감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태광 관계자는 "성과급은 이미 도입 안 하기로 얘기가 됐다"며 "노조가 협상 테이블을 벗어나 이미 지난 얘기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사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공투본)와 함께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공투본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태광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를 조사해 줄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했다. 공투본은 티시스가 태광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티시스는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 등 오너일가의 소유 회사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새정부 출범을 계기로 회사의 사정을 고려치 않고 이해 관철에만 나선 것으로도 본다.
 
티브로드 노조가 29일 오전 국회 앞에서 임금인상과 인력충원을 촉구했다. 사진/희망연대노조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