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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사드 '후폭풍'…롯데마트, 언제까지 버틸까
경영진 중국 '철수불가' 고집…연말엔 피해액 1조원 달할 듯
2017-08-30 17:25:33 2017-08-30 17:25:33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중국 내 롯데마트의 힘겨운 버티기. 언제까지 가능할까..'
중국 정부로부터 '사드 부지 제공'이라는 낙인이 찍혀 현지 영업이 마비된 롯데마트가 힘겨운 '버티기' 모드에 돌입하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사 신세계 이마트는 사드정국 초기 발 빠르게 중국 철수를 선언했지만, 롯데마트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로 기약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올 연말이 되면 피해액이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출혈도 상당한 실정이다. 
 
30일 롯데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롯데마트 99곳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나머지 12곳도 문을 열었지만 고객의 발길이 거의 끊긴 상황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베이징시 발전개혁위원회가 롯데마트 2개 점포의 에너지 사용이 과다하다며 발전기 23개와 변압기 4대를 회수해 갔다고 환추시보 등 현지 관영매체가 일제히 보도했다. 사드 후폭풍이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그러나 롯데측은 마땅한 묘책이 없는 상황 속에 막연히 '시간'에 기댄 모습이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도 '롯데마트 철수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대표는 29일 서울 영등포 롯데리테일아카데미에서 열린 롯데쇼핑 임시 주주총회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사드는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보고, 다만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로 인한 롯데마트 중국 사업과 관련, "이미 손실이 반영이 됐고 앞으로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을 하다보면 수많은 위기가 발생하는데 그럴 때마다 철수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롯데마트의 막연한 버티기가 길어지면서 피해는 계속 불어나고 있다.
 
문제는 영업을 못 하는 매장도 임차료를 지불하고, 중국 직원들에게도 매달 정상 임금의 70∼80%를 고정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롯데마트가 중국에서 입은 피해는 지금까지 약 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롯데 안팎에선 이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피해액이 1조 원까지 불어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한국 롯데쇼핑에서 마련했던 3600억원의 긴급 자금을 수혈했지만 이미 모두 소진한 상태다. 이에 중국 사업 유지를 위해선 추가 자금 수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롯데는 중국 사업장에 수 천억원의 2차 긴급 자금 투입을 추진키로 했다. 앞서 한국에서 운영자금을 마련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중국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빌린 돈을 갚거나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번 자금 투입은 홍콩 롯데쇼핑홀딩스를 통해 이뤄질 예정으로, 30일 중 롯데마트 중국 사업장에 조달할 자금 규모와 시기를 최종 결정지을 방침이다.
 
홍콩 롯데쇼핑홀딩스는 롯데마트 중국법인과 롯데백화점 중국법인 등을 소유하고 있는 중간지주사격의 법인으로, 이번 조치를 위해 최근 홍콩 금융기관과 세부 대출 조건 등의 협의를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추가 자금은 그동안 중국 현지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과 이자 등을 갚는 데 쓰고 나머지는 연말까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영업이 마비된 중국 롯데마트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자금 수혈로 버티기에 돌입했지만 이 과정에서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며 "이미 투입된 자금이 있는만큼 이제와서 쉽게 철수를 선택하기도 어려울테고, 시간이 흐를수록 경영진의 머릿속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중국 공장 4곳도 사드 보복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부품 업체들이 납품을 거부, 지난주부터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었다.
다행히 부품사들과 협상이 잘 돼 재가동에 나서긴 했지만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경우 언제든 다시 멈춰설 지 모르는 상황이다. 
 
중국 공안이 영업정지 된 롯데마트 점포 앞을 지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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