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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17)AI스피커 봇물…스마트홈 허브로 부상
삼성·LG, 화려함 속 불안도…'AI 지배 디바이스 전락' 우려
2017-09-04 15:39:59 2017-09-04 16:12:27
[독일 베를린=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인공지능(AI) 스피커가 IFA를 점령했다. 스마트홈의 핵심 허브로 부상하면서 관련 기업들 움직임도 빨라졌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는 경쟁적으로 제휴사를 늘리며 생태계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은 이에 저항해 자체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AI 선두주자들과의 연대도 보였다.
 
삼성전자의 푸른 옷을 입게 된 하만은 올해 IFA에서 하만카돈 ‘Allure’와 JBL ‘LINK’ 시리즈를 새롭게 공개했다. Allure는 아마존의 알렉사를 적용했으며, JBL LINK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다. 앞서 지난 5월 MS의 음성비서 코타나를 탑재한 AI 스피커 인보크를 공개한 바 있어, 이번 출시작으로 3대 음성비서 솔루션을 모두 갖추게 됐다.
 
Allure는 360도 무지향성 특성과 서브우퍼를 내장했다. 전 방향에서 하만카돈의 우수한 음질을 즐길 수 있으며, 인테리어 측면을 고려한 조명 기능도 겸비했다. LINK는 JBL 사운드를 겸비한 스피커로 크롬캐스트가 내장돼 고해상도(24bit/96k) 음악을 스트리밍할 수 있다. 구글의 자체 AI 스피커 구글홈과 다른 점은 휴대가 가능하고 방수기능으로 샤워를 하면서 음악을 들어도 문제가 없다.
 
삼성전자는 자체 AI 비서 빅스비를 탑재한 스피커도 개발 중이다. 출시는 내년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만 오디오 기술과 삼성 AI 기술을 접목해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스피커에 탑재되는 AI는 빅스비”라고 밝혔다. 그는 “하만의 오디오 기술이 특히 카오디오 측면에서 독보적”이라며 “이를 소비자가전에 접목하면 상당한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는 부스에 가정용 허브로봇, 스마트씽큐 허브, 스마트씽큐 센서와 IoT(사물인터넷) 액세서리 등 다양한 스마트홈 제품들을 전시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IFA에서 알렉사를 탑재한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를 공개했다. 이번 IFA에선 아마존 AI 스피커 아마존 에코를 통해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시연을 진행했다. LG전자는 구글과도 동맹관계다.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 홈과 주요 생활가전을 연동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구글 홈으로 LG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를 작동하는 모습을 시연한 이후, 미국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오븐 등 생활가전 7종에 구글 어시스턴트 연동 서비스를 지원 중이다.
 
소니의 구글 어시스턴트 내장 스피커. 사진/뉴스토마토
 
소니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내장된 LF-S50G를 전시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곧 출시될 예정이다. 360도 사운드로 방 전체에서 고음질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제스처 콘트롤’ 기능을 통해 스피커에 손을 대지 않고도 손을 스피커 가까이에서 흔들어 볼륨을 조절하거나 다음 트랙으로 넘길 수 있다. 소니의 오디오 기술과 편의 기능이 적용됐으며, 생활방수를 지원한다.
 
파나소닉도 이번 IFA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내장한 GA10을 공개했다. 음성조작으로 Spotify와 구글 플레이 뮤직, tunein, DEEZER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올 연말 발매 예정이다. 2대를 구매해 페어링하면 스테레오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여러 대를 연결해 집안의 다른 방에서 같은 곡을 동시에 연주하는 멀티룸 재생도 지원한다.
 
한편, 삼성과 LG는 화려한 제품의 면면에 AI 생태계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있다. 구글, 아마존에 두뇌를 지배당할 위기 속에 자생력을 갖추려고 안간힘이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스피커로 구글 홈, 알렉사 에코 등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 막바지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출시가 내년까지 늦어지는 이유다. LG전자도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7월 출시한 언어 학습 AI 에어컨,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공항 안내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레노버의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스피커. 사진/뉴스토마토
 
독일 베를린=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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