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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그룹, 적자늪 계열사 살리기 '난항'
재무구조 악화 대상베스트코…오너가 물밑지원 속 자금수혈에도 '답보'
2017-10-10 06:00:00 2017-10-10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대상(001680)그룹이 적자 늪에 허덕이는 계열사 대상베스트코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좀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한숨 짓고 있다. 임창욱 명예회장 등 오너가까지 나서 지원사격과 물밑지원에 총력 중이지만 재무구조 개선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상그룹의 식자재유통계열사 대상베스트코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대상베스트코의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내다보고 있다.
 
대상그룹은 지난 2010년 2월 다물에프에스(현 대상베스트코)를 설립하며 식자재유통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7년째 적자 수렁에 빠져 있다.
 
실제 대상베스트코 영업손실은 2010년 10억원, 2011년 37억원, 2012년 80억원, 2013년 111억원, 2014년 200억원, 2015년 360억원, 지난해 13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모두 당기순손실을 냈다.
 
그 결과 대상베스트코 재무안정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무차입 상태였으나 지난해말 총차입금이 1864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기간까지 대상베스트코 부채비율은 1732%에 달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대상베스트코가 영업경쟁력 강화 등 특단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번 유상증자 역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대상베스트코는 지난 6월에도 그룹으로부터 304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받는 등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이번 유상증자까지 벌써 다섯번째 자금 수혈을 단행했다.
 
특히 임 명예회장과 임세령·임상민 전무 등 오너일가의 사재출연까지 동원됐음에도 재무구조 개선이 여전히 답보 상태라는 점은 뼈아픈 부분이다.
 
실제 임 명예회장과 두 딸은 올 초까지 보유하고 있던 대상베스트코 지분 전량을 포기한 바 있다. 이들이 보유하던 대상베스트코 지분 30%를 지난 4월 그룹 주력사인 대상㈜에게 이전했고, 이에 따라 대상㈜은 대상베스트코의 지분 100%를 확보하며 자금 압박에 놓여있는 계열사의 지원사격을 가능케 했다.
 
대상그룹 오너일가의 대상베스트코 지분이 향후 경영승계 지렛대 역할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던만큼 이들 오너일가의 지분 포기는 곧 대상베스트코의 재무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케하는 대목이었다.
 
한편 대상그룹은 지난 연말 대상베스트코의 대표를 교체하며 새로운 수장을 맡은 박용주 신임 대표에게 적자탈출 특명을 내렸다.
 
그러면서 대상의 외식사업부문을 대상베스트코에 양도하고, 계열사인 대상FNF도 외식사업부를 대상베스트코에 넘기는 등 사업재편을 통해 대상베스트코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재무구조 개선까지는 여전히 험난해 보이는 상황이다. 신세계, 동원 등의 공세로 식자재 유통 시장이 더 치열한 경쟁관계에 놓인 가운데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자금 부담이 계속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상베스트코에 대한 그룹 오너가의 지원 의지가 확고한만큼 영업력 강화 등을 통한 턴어라운드의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지만, 영업이 주를 이루는 시장 특성상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은 분명한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베스트코 냉장 물류센터 전경이다. 사진/대상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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