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민주노총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불참키로 했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과 양대 노총 위원장과의 간담회는 한국노총만 참여하는 '반쪽짜리' 노정 간담회로 진행된다.
민주노총은 24일 오전 "간담회에 최종적으로 불참을 결정했다"며 "민주노총을 존중하지 않은 청와대의 일방적 진행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청와대의 간담회 준비 과정을 문제 삼았다. 청와대가 민주노총과 상의 없이 산별조직과 접촉, 참석자 명단을 확정했다는 게 민주노총 주장이다.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청와대가 대화 상대인 민주노총을 존중하지 않고, 조직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간담회 불참을 결정함에 따라 이날 오후 예정된 문 대통령과 노동계의 만남은 한국노총만 참여하게 된다. 민주노총 산별 조직인 보건의료노조, 영화산업노조, 희망연대노조는 청와대로부터 초청장을 받았지만 불참을 결정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자동차노련·금융노조·국회환경미화노조 등은 예정대로 간담회에 참석한다.
민주노총 지도부의 불참 결정에 대해 조직 내부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산별 조직의 노동 현안을 청와대에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만남 자체가 무산돼 관련 내용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 희망연대노조는 LG유플러스 협력업체 설치기사들을 원청이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노사정간 협업을 통해 의료산업에서 1만3226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점을 부각시킬 방침이었다. 이를 통해 산별 교섭의 중요성을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무산됐다는 게 보건의료노조의 설명이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연구원장은 "산별교섭과 노사정 대화가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이 돼 중요성을 부각할 계획이었는데 안타깝다"며 "민주노총이 불참해 산하 조직으로 존중하지만, 이번 결정이 상당히 유감스럽고 엄중한 평가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연대노조 관계자 역시 "티브로드 원·하청 노조가 농성을 하고 있고 현안이 많아 대통령께 전달하고 싶었다"며 "상급 단체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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