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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책임)CDP, LG 제외한 삼성·현대차·SK에 기후변화 대응 ‘쓴소리’
CDP ‘4대 그룹, 저탄소경제 리더십 분석’ 보고서 발표
2017-10-30 08:00:10 2017-10-30 08:19:55
기후변화·물·산림자원 등 환경 관련한 전세계 금융기관의 글로벌 정보공개 이니셔티브인 CDP가 삼성, LG, 현대차, SK그룹 등 ‘국내 4대 그룹의 저탄소경제 리더십’을 분석하면서 LG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에 쓴소리를 했다. LG그룹에 대해서는 모범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에 대해서는 제조와 비제조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격차가 심하다고 지적했고, SK그룹에는 그룹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현대차그룹에는 기후변화에 책임성이 매우 큰 현대제철에 투자자 요구에 응답을 거부한 점을 들어 무책임성을 질타했다. CDP는 올해 한국보고서를 통해 4대 그룹의 CDP 응답률 추이와 온실가스 감축활동, 재생전력소비 등을 분석하면서 이같은 평가를 내놓았다.
 
CDP는 4대 그룹의 저탄소경제 리더십을 분석한 이유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총량을 떠나 4대 그룹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4대 그룹이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만큼이나 크고 절대적이다. 거의 모든 섹터에 4대 그룹 계열사들이 분포하며, 각 섹터에서 시장지배력을 가진 선도기업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다음은 4대 그룹에 대한 CDP의 평가다.
 
LG그룹, 저탄소경제 전환 리더십 '높은 평가'
LG그룹은 올해 CDP의 정보공개 대상인 9개 기업 모두가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공개해 4년 연속 100%를 기록했다. 또 정보공개 기업의 80%에 이르는 7개가 기후변화 대응에서 Leadership 수준을 보여,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높았다. LG그룹은 감축활동과 재생에너지 사용도 삼성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CDP는 "LG그룹은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며 "전기차, 태양광, IoT 등 저탄소경제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영역으로 사업구조를 재편 및 수직 계열화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 제조-비제조 기업 기후변화 대응 격차 심화
삼성그룹은 CDP의 정보공개 대상인 기업은 15개다. 이중 절반이 조금 넘는 9개 기업이 자사의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계열사의 정보공개 기업 비율은 2012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 삼성카드, 에스원, 제일기획, 호텔신라 등 금융 및 서비스 관련 계열사들의 공개거부가 두드러진다. CDP는 "금융산업의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은 국제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논의가 이루어지는 분야"라며 "저탄소경제에서의 삼성계열 금융사의 경쟁력에 의문이 든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시가총액 8위로 올라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점을 들어 "기업 규모에 부합하는 사회적 책임 이행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제조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은 적극적이었다"며 "특히 온실가스 감축활동 및 재생에너지 소비는 국내 그룹 중 가장 높았다"고 호평했다.
 
SK그룹, 그룹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전략 안보여
SK그룹은 CDP의 정보공개 대상 8개 기업 중 3개만이 공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CDP는 "여전히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그룹 차원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경제 지원에서 보여준 강력한 리더십과 대비된다"며 "많은 경제학자들은 기후변화대응 실패가 사회적·경제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의 근원은 방치하고, 증상만을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지 않는지 돌아볼 시기다"고 꼬집었다. 기후변화 문제는 전지구적 생존의 문제이며, 따라서 이를 소홀히 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언급하는 최 회장을 에둘러서 비판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케미칼 등 "석유화학 관련 계열사의 기후변화 관련 정보의 투명성은 우려할만한 수준이다"고 밝히며 "SK하이닉스를 포함하여 지속적으로 높은 기후변화 대응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ICT 계열사의 기후변화대응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대차그룹, 배출량 가장 많은 현대제철 공개거부
현대차그룹은 CDP 정보공개 대상기업 8개 중 5개가 공개해 50% 이상의 수준을 보였다. 하지만 CDP는 "그룹 내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현대제철이 기후변화 정보 공개를 거부한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CDP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2015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1,957만tCO2e로 현대차그룹 전체 배출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CDP는 "철강산업은 대표적인 에너지다소비 업종으로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현재 전국적 관심이 되고 있는 전력사용과 미세먼지의 배출에도 큰 책임을 가진다"며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정보공개에 대한 책임성 있는 자세가 아쉽다"고 보고서에 적시했다.
 
CDP는 기후변화 정보공개 대상 4개 중 모두가 공개를 거부한 한화그룹도 비판했다. 공개거부와 관련 "태양광 사업을 주력으로 추진하고 홍보하는 그룹으로서 매우 아이러니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며 "기후변화를 바라보는 한화그룹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이라고 보고서를 통해 비판했다.
 
한편 CDP는 전세계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지수 중 세계 1위의 신뢰도, 세계 2위의 인지도를 가진 비영리 기반의 지수로, 전세계 금융기관들은 기후변화·물·산림자원 등 환경 관련 정보를 CDP를 통해 얻고 기업가치 평가는 물론 투자나 대출 등의 의사결정에 반영하는데 사용된다. CDP의 분석 보고서는 전세계 금융기관만이 아니라 정부·시민사회·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공개된다.
 
한편 ‘CDP Korea Climate Change Report 2017’ 발간 및 기후변화·물 경영 우수기업 시상식은 CDP한국위원회(사무국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주최로 지난 27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개최됐다.
 
CDP한국위원회는 지난 10월 27일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2017 CDP 한국보고서 발간 및 기후변화-물 경영 우수기업 시상식을 개최했다. 사진/CDP한국위원회
 
서지윤 KSRN기자
편집 KSRN집행위원회(www.ksr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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