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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삼성 대표로 김상조와 면담…2인자 행보 대외 첫 선
2017-11-02 18:15:29 2017-11-02 18:21:36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을 대표하는 ‘2인자’ 행보에 나섰다. 그룹을 대표해 2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삼성은 막판까지 참석자를 고민했지만 결국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의사를 전달할 대표자는 이 사장이었다.
 
이 사장은 경영지원실장(CFO) 자리에선 물러났지만 권오현 부회장의 뒤를 잇는 이사회 의장으로 추천됐다. CFO 사퇴로 후임 양성의 징검다리 역할로 일선을 양보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그룹 문제를 다루는 자리에 이 사장이 대표로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 이건희 회장이 오랜 와병으로 복귀가 요원한 데다, 이 부회장은 옥고를 치르고 있다.
 
미래전략실 해체 후 그룹 경영은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 등 핵심 계열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룹 수익의 70% 이상을 책임지며 이 부회장이 유일하게 등기이사에 올라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 결정은 그룹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그에 따른 책임도 지게 된다. 이 사장이 의사봉을 잡았다. 이사회 중심 체제로 투명경영을 강조하려는 이 부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사업부문별 최고책임자들을 전격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간담회를 앞두고 막바지까지 참석자를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재계에선 이 사장의 참석을 예상했으나, 정작 내부에선 이 사장의 역할론을 애써 부정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 이 사장도 대외 노출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 사장은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그룹 대표 역할을 하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그것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이 부회장을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삼성 관계자는 “이 사장의 활동 시기는 내년 주총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된 다음이 될 것 같다”며 “현재는 전면에 나서기가 부적절한 시점”이라고 귀띔했다. 한편으로는 이 부회장의 ‘옥중경영’이 부각되며 미전실을 해체할 당시 대국민을 상대로 한 계열사의 자율·투명경영 등 쇄신 약속에 배치된다는 일부 비판도 의식한 듯 보인다. 이 사장이 이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는 후속인사를 통해 조직 내 사업지원TF를 마련하고 이 부회장의 측근인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팀장(사장)을 복귀시켰다. 미전실 해체와 함께 회사를 떠났던 정 전 팀장은 이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워 이번 인사에서 복귀할 것이 유력하게 점쳐졌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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