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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상장에 한진·금호 '희비'
2017-11-05 16:37:01 2017-11-05 16:47:5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항공업계 라이벌인 한진과 금호아시아나의 희비가 엇갈린다. 한진의 저가항공사(LCC) 진에어가 연내 코스피 상장을 앞둔 반면 금호아시아나의 아시아나IDT는 최근 상장을 철회했고, 에어부산은 주주들의 반대로 상장이 계획으로만 그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는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올해 초부터 상장을 준비한 진에어는 지난달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며 이달 29일부터 이틀간 공모주를 청약, 최소 3200여억원의 자금이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 상장을 통한 현금 유입이 그룹의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되면서 한진의 주가도 덩달아 뛰었다. 한진의 지주사로 진에어의 지분을 100% 보유한 한진칼 주가는 3일 종가 기준 1만9950원으로 연초(1월2일) 대비 35.7% 올랐다. 같은 기간 한진칼 우선주는 62.8%나 상승했고,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우선주 역시 각각 16.3%, 19.4% 올랐다.
 
한진은 올해 2월 한진해운이 파산하자 2002년 5위였던 재계 순위가 13위까지 떨어지는 등 위상이 약화됐다. 조양호 회장은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을 회삿돈으로 충당했다는 혐의를 받는 등 총수일가의 악재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진에어 상장은 재기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민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에서 상장을 통한 현금 유입으로 그룹의 재무건전성 회복이 기대, 그룹 자체의 재평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는 걸음이 꼬인다.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인 아시아나IDT는 지난달 16일 코스피 상장 추진을 철회했다. 7월 상장 예비심사서를 청구한 지 석 달 만이다. 아시아나IDT는 지난해 매출 2629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거뒀으나 금호타이어 매각으로 주요 매출처를 잃게 됐다. 아시아나IDT는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 1487억원 중 352억원(23.7%)을 금호타이어에서 벌어들였다. 아시아나항공(608억원, 40.9%) 다음으로 높은 의존도다. 아시아나IDT의 상장 불발로 지난 7월 5600원대였던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3일 종가 기준 4520원으로 24.0%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이 48.4% 지분을 가진 에어부산도 2014년부터 상장을 계획했으나 기업공개 주관사 선정 이사회가 무산되는 등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
 
진에어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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