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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분당 초읽기…박근혜 출당 보수통합 도화선
5일 사실상 마지막 의총…이번 주 통합파 탈당 행진
2017-11-05 17:32:45 2017-11-06 09:19:59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바른정당이 분당 초읽기에 들어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전제조건으로 뒀던 바른정당 통합파가 이르면 이번 주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과 통합을 원하는 바른정당 ‘통합파’는 5일 결전을 예고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 앞서 “보수통합의 방향성이 당의 진로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보수 대통합의 전제조건인 박 전 대통령의 한국당 제명이 이뤄진 만큼 담판을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우 의원도 “문재인정부 들어 가속화한 보수분열을 멈추기 위해선 보수통합이 시급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이 결정된 지금이 적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을 필두로 한 ‘자강파’ 의원들은 ‘개혁 보수’를 강조하며 통합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주 분당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 통합 전당대회가 제시되고 있지만 이 또한 바른정당의 분당 수순을 막진 못할 전망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세연 정책위의장은 앞서 한국당과의 통합 전대를 중재안으로 내놨다. 13일로 예정된 바른정당 전대를 연기하고 한국당과의 통합 전대를 치러야 한다는 안이다. 남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열리는 바른정당 의원총회는 새로운 보수 탄생을 위한 화합의 장이어야 한다”며 “분열을 초래할 전당대회 연기부터 하자”고 말했다. 남 지사는 지난 1일에도 “보수통합을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로의 셈법 속에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가려는 모습들이 우려스럽다”며 통합전대를 제안한 바 있다.
 
무엇보다 전대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려면 의총 합의와는 별개로 당권주자 6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통합 전대 개최 의견을 모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유 의원 등 자강파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대를 절대 연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변이 없다면 김무성·강길부·이종구·황영철·김용태·김영우 의원 등 통합파 8~9명이 6일 탈당을 결행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바른정당 통합파로 분류되는 다른 의원은 “(통합파 가운데)이번 주 일부 지역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의원들도 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로 당장 한국당 복당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탈당 선언에 있어)일정의 차이는 있겠으나 늦어도 9일께 최소 8명의 탈당과 한국당 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교섭단체 지위 상실 가능성에도 이목이 모아진다. 8명의 의원이 탈당하면 현재 20석인 바른정당 의석수는 12석 안팎으로 감소, 국회 교섭단체의 지위를 잃을 뿐 아니라 국고보조금 규모도 대폭 축소되면서 당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른정당이 비교섭단체가 되면 국회는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 등 3개 교섭단체 체제가 된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무성 의원실에서 김무성 상임고문을 비롯한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우, 황영철, 강길부 의원, 김 고문.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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