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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X 조기출시에 이통사 '비상'
애플, 아이폰X 국내 출시일 '일방통보'…17일부터 예약판매, 24일 공식출시
2017-11-08 16:49:26 2017-11-09 09:52:08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애플의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텐)의 국내 출시일이 24일로 결정되자, 이동통신사들의 마음도 급해졌다. 애플의 일방적인 출시일 통보로 아이폰8 출시 3주 만에 또 다시 신제품 맞이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은 8일 오는 24일 한국을 포함해 태국, 터키, 말레이시아 등 13개국에서 아이폰X 판매가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1차 출시국 일본, 미국 등 55개국에서 아이폰X을 출시한 지 3주 만이다.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X의 국내 출고가격은 64GB 142만원, 256GB 163만원이다. 이통3사는 출시 일주일 전인 17일부터 예약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통사별 판매가격과 지원금은 예약판매 당일 공시된다.
 
아이폰X 블랙 색상. 사진/애플
 
당초 이통업계는 아이폰X이 이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 초에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이폰X 물량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애플은 한국시장 조기 상륙을 결정했다. 국내 이통사와도 출시일 발표에 대한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때문에 이통사는 이날부터 아이폰X에 대한 단말기 보상프로그램, 신용카드 할인, 출시행사 계획 등을 놓고 부랴부랴 논의에 들어갔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애플로부터 사전에 일정과 공급물량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서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판매 전략을 짜느라 비상”이라고 토로했다. 
 
애플의 아이폰X 조기출시 결정은 이달 3일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8이 전작보다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아이폰8의 국내 예약판매 성적은 전작의 7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출시 첫 주말 개통량 역시 14만대에 그쳤다. 아이폰8이 강화유리와 알루미늄 소재를 입힌 겉면, 무선충전기능 이외에는 아이폰7과 차별점이 없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아이폰X이 곧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판매 부진의 요인이 됐다.
 
아이폰X의 이른 출시에 아이폰8 재고를 소진하려는 이통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일부 온라인 유통점과 집단상가에서는 스팟성으로 불법보조금 지급이 횡행하고 있다. 번호이동을 조건으로 출고가 94만6000원의 아이폰8 64GB를 40만원대에 살 수 있다. 최대 50만원에 달하는 불법보조금이 뿌려진 셈.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휴대폰 유통업체들이 아이폰8 재고를 빨리 소진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일부 판매점에서는 갤럭시노트8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팔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고 귀띔했다.
 
한편, 지난 3일 1차 출시국에서 선보인 아이폰X는 수백명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 등 기존의 아이폰 열풍을 재연했다. 애플은 아이폰X에 힘입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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