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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 김광석씨 처 서해순씨 '무혐의' 결론
"딸 사망 방치·저작권 소송 사기 증거 없어"…불기소 의견 검찰 송치
2017-11-10 10:01:06 2017-11-10 11:05:24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으로 촉발된 가수 고 김광석씨의 처 서해순씨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이 서씨의 무혐의로 일단락 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대장 노규호)는 10일 서씨에 대한 유기치사 및 사기 고소·고발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 범죄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불기소(무혐의) 의견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은 우선 서씨가 딸 김 모양이 사망하도록 방치했다는 혐의(유기치사)에 대해 “김양은 가부키 증후군이라는 선천적 질환으로 지적 장애 2급 상태였지만 김양과 대면한 경험이 있는 참고인들은 지적장애를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의사표현이 뚜렷했고, 휴대폰을 통해 친구들과 활발하게 의사소통을 했던 점, 서씨가 딸의 유전질환 검사와 치료를 위해 지속적으로 국내외 병원진단을 받아왔던 점 등을 여러 참고인의 진술, 증거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서씨가 김양을 평소 방치한 정환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양의 직접적 사인인 급성폐렴에 대한 서씨의 인식과 사망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김양은 기말공사를 본 뒤 몸이 좋지 않아 학교에 결석할 당시 병원에서 단순 감기로 처방을 받았고, 전문의 소견에 의하면 가정에서 감기와 폐렴 증상을 구별하기 어려운 점, 김양의 내원 당시 의사 처방에 문제가 없었던 점, 김양은 가부키 증후군으로 면역기능이 약해 증상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인지기능 장해로 특별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서씨가 김양이 사망하도록 방치했다고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양은 2007년 12월23일 오전 5시14분 신고 접수가 되고 21분 뒤 도착한 119구급대 진단 결과 심정지 상태였고, 오전 5시58분 아주대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검 결과에서도 폐질환이 사망 원인으로 판명됐고, 혈액에서도 감기약 성분이 검출됐다.
 
서씨가 남편의 저작권 등과 관련해 시댁 식구들 속여 이익을 취득했다는 혐의(사기)에 대해서도 경찰은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고소인인 시댁 식구 측에서 서씨와 김양을 상대로 진행한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 확인소송이 대법원에서 원고패소로 판결됐고, 파기환송심에서 ‘원고(고소인)가 모든 청구를 포기하고, 비영리 목적의 김광석 추모공연 등에서 무상으로 음원 사용을 하도록 한다’는 취지로 조정합의가 이루어져 소송이 종결·확정된 점 등에 비춰볼 때 서씨의 사기혐의 역시 증거가 없다“고 결론냈다.
 
소송 도중 김양이 사망한 사실을 서씨가 재판부나 시댁에 알리지 않은 것 역시 법적으로 알릴 의무가 없기 때문에 사기를 위한 기망행위로 볼 수 없다고 봤다.
 
경찰은 "소송 도중 당사자가 사망하면 소송절차가 중단되고 상속인이 소송절차를 이어 받아야 하지만 김양이 사망한 대법원 재판 당시 김양의 소송대리인이 선임돼 있었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고, 서씨가 김양의 사망 사실을 법원에 알릴 의무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 쟁점이 고인이 사망한 당시 서씨와 시아버지간 체결한 계약의 효력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김양의 생존 여부가 소송에 영향을 줄 상황은 아니었고, 상고이유에도 김 양의 생존을 전제로 한 주장이 없었던 점, 고소인 측에서 먼저 비영리 목적의 김광석 추모공연 등에서 무상으로 음원을 사용하기 위해 법원에 신청하였던 점 등을 종합해보면, 서씨가 재판이나 조정과정에서 김양의 사망 사실을 소극적으로 숨긴 것이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고 김광석씨의 사망을 둘러싼 의혹은 1996년 1월 김씨가 사망한 직후에도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자살로 결론났다. 하지만 지난 8월 고발뉴스 기자 이상호씨가 고인의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제작한 영화가 개봉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이씨는 영화 제작과 관련한 언론 인터뷰에서 "99프로의 확신을 가지고 있지만 1프로 물증이 없어 보도하지 못했고 결국 영화로 풀었다"고 말했다.
 
이후 상황은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국내에서 논란이 확산되는 동안 미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고인의 딸 서연양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고인의 처인 서씨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고, 이씨와 고인의 친형 김광복씨가 서씨를 유기치사 및 사기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딸 서연 양의 사망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고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 씨가 지난 10월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도중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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