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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비싸도 잘 팔려”…아이폰X, 첫날부터 품귀 조짐
출시 이틀 만에 10만대 개통
2017-11-26 15:28:21 2017-11-26 15:29:02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64GB 블랙 색상 하나 남았습니다. 언제 재입고될 지도 몰라요.”
 
애플 아이폰X이 한국에 상륙한 지난 24일 서울 강남 지하상가에 위치한 휴대폰 판매점들. 매장마다 ‘아이폰X 출시’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지만 실물을 직접 만져볼 수는 없었다. 진열대에 나와 있는 모형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한 판매점 직원은 “물량이 없어서 제품을 직접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예약판매 고객이나 번호이동 고객이 아니면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다”고 말했다.
 
강남의 이동통신사 직영점들도 물량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매장에는 아이폰X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예약판매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빈 손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한 이통사 직영점 관계자는 “우리 매장은 본사 직영이라 물량이 있는 편인데도 색상별로 1, 2대 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대전에서 와서 사 간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X 예약판매자들이 24일 KT스퀘어 앞에서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KT
 
아이폰X은 155만원(256GB 기준)이 넘는 초고가에도 ‘없어서 못 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품 공급이 지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예약판매를 한 소비자들도 제품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아이폰X 대기줄도 등장했다. 1호 고객이 되기 위해 6박7일 동안 노숙한 대기자도 나왔을 정도다. 출시 당일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던 아이폰8과는 분명한 온도차다.
 
이날 오전 0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아이폰X 판매를 시작한 프리스비 강남스퀘어점에는 새벽 3시까지 250여명의 소비자가 다녀갔다. 프리스비와 윌리스 등 애플 공인대리점은 애플의 물량 제한으로 예약판매를 받지 못했다. 프리스비 관계자는 “물량이 제한돼 있다는 소식 때문에 사람들이 몰린 것 같다”면서 “전날 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8시부터 시작된 이통사 아이폰X 출시행사에서는 사상 최장 줄서기 기록이 탄생했다. 6박7일 동안 KT스퀘어 앞에서 밤을 지낸 손현기(26)씨는 “8년간 아이폰을 사용했고 지금도 아이폰6S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아이폰X이 고가이긴 하지만, 이번에 풀 스크린을 선보이며 새로운 스마트폰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KT스퀘어 매장에서 사람들이 아이폰X를 만져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폰X은 출시 첫날인 24일 약 7만대, 둘째 날인 25일 약 3만대가 개통됐다. 아이폰8의 첫 주말 판매량인 14만대보다는 적은 수치다. 하지만 아이폰8보다 40만원 정도 높은 가격과 초기 물량 부족을 감안하면 시장 반응이 뜨겁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아이폰8보다 절대 판매량은 적었지만 물량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인기는 더 많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24일 아이폰X 출시행사를 열었다. 사진/SK텔레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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