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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최윤지 SC제일은행 차장 "글로벌은행 강점이 마블 캐릭터 제휴 밑바탕"
글로벌과 차별화로 상품기획, 금융권 캐릭터 카드 선도
출시 첫날부터 '인기', 가입고객 50% 늘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 고민했다"
2017-12-01 06:00:00 2017-12-01 06: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최근 각종 캐릭터가 그려진 통장, 카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은행마다 저마다 각종 캐릭터를 내세운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C제일은행이 지난 4월부터 선보인 마블·디즈니 캐릭터 체크카드와 통장은 영화의 인기를 바탕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마블 캐릭터를 금융상품에 접목시켜 경쟁사의 다양한 캐릭터 상품 중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SC제일은행은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의 글로벌 경쟁력을 내세워 마블 판권을 보유한 월트디즈니와 제휴를 성사시켰다. 특히 최윤지 SC제일은행 퍼스널세그먼트팀 차장은 월트디즈니 측과의 제휴 및 기획 등 업무 전반의 실무를 담당한 인물로 제휴 성공 및 상품 인기의 주역으로 꼽힌다.
 
<뉴스토마토>는 30일 최윤지 차장을 만나 마블·디즈니 캐릭터 상품 출시 준비 과정과 최근 금융상품 트렌드 및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윤지 SC제일은행 차장은 마블·디즈니 캐릭터 상품을 출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스탠다드차타드(SC)의 글로벌 경쟁력을 꼽았다. 사진/문지훈 기자
 
"스탠다드차타드(SC)라는 글로벌 은행으로서의 강점을 활용, 국내 시중은행들은 시도하기 힘든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했습니다."
 
SC제일은행에서 고객전략 및 고객 마케팅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최윤지 퍼스널세그먼트팀 차장은 마블·디즈니 체크카드 시리즈 출시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4월부터 마블·디즈니 콘텐츠를 활용한 체크카드, 통장을 선보였다. 마블 인기 캐릭터인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디즈니 '미녀와 야수' 캐릭터로 디자인한 통장과 체크카드를 먼저 선보인 데 이어 8월에는 미키·미니마우스, 곰돌이 푸를 모델로한 상품을 출시했다. 이어 지난 달에는 마블 캐릭터인 토르와 헐크를 모델로 디자인한 상품도 선보였다.
 
최 차장은 상품 출시를 기획한 배경으로 '글로벌'과 '차별화'를 꼽았다.
 
그녀는 "시중은행과 차별화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했다"며 "SC제일은행이 글로벌 은행인 만큼 강점을 활용, 다른 은행들은 시도하기 힘든 제휴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이에 앞서 국내 고객들을 위해 SC의 글로벌 경쟁력을 마케팅에 활용한 바 있다. SC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인 리버풀과 제휴를 맺고 있는 점을 활용, 국내 고객들을 대상으로 축구 교실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서울 공평동 소재 SC제일은행 본점에서 열린 마블 체크카드 및 마블 통장 출시 기념행사에서 SC제일은행 광고모델인 배우 윤균상이 행사에 참석한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SC제일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금융권에 캐릭터 카드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올해부터이지만 SC제일은행은 이보다 앞서 마블·디즈니 캐릭터 카드 출시를 준비해왔다.
 
최 차장은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제휴를 맺은 것은 지난 4월이었지만 1년 반 전부터 검토·접촉해 월트디즈니 측과 조율해왔다"며 "SC제일은행과 동일한 니즈가 있었던 홍콩SC와 함께 협약을 체결해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으로 제휴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 차장은 SC제일은행과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제휴를 검토,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실무를 담당했다.
 
마블·디즈니 캐릭터가 국내외적으로 인기를 끌며 국내에서도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 차장은 영화나 만화 등 기존 콘텐츠보다는 이 상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캐릭터들의 매력에 빠져든 케이스다.
 
그녀는 "사실 마블 콘텐츠에 대해 큰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마케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마블 캐릭터들의 스토리와 영화, 만화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블 캐릭터에 대한 관심은 상품을 기획·준비하면서 생겼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디즈니·마블 캐릭터 상품이 출시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출시 후 마케팅 기간 등을 감안하면 상품이 인기를 끌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상품 론칭 당시 별다른 마케팅 활동이 없었는데도 인터넷 카페나 입소문 등을 통해 출시 첫 날부터 판매량이 많아 파급력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블 캐릭터 상품의 경우 남성 고객 비중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여성 고객 비중도 높았다"며 "부부나 커플이 함께 영업점에 방문해 각각 다른 캐릭터의 카드나 통장으로 발급받는 경우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SC제일은행 체크카드 신규가입 고객은 마블 캐릭터 상품 출시 전보다 월 평균 50% 증가해 매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마블 영화 개봉시기에 맞춰 새로운 캐릭터 상품을 선보인 것도 이 같은 판매량을 유지하는 데 주효했다.
 
최 차장은 "특히 신규 고객 유치에 큰 효과가 있었다"며 "신규 고객이 상품 출시 전보다 월 평균 4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 장기간 성장하기 위해서는 젊은 고객, 사회에 진출하는 고객 기반도 중요한데 20~30대 고객을 타깃으로 한 만큼 젊은층 고객 비중이 많이 유입됐다"고 덧붙였다.
 
최 차장은 지금까지 선보인 마블·디즈니 캐릭터 상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로 아이언맨을 꼽았다.
 
그녀는 "아이언맨 캐릭터로 디자인 된 상품이 가장 대중적"이라며 "월트디즈니 측과 협의해 내년 중 새로운 캐릭터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윤지 SC제일은행 차장은 "월트디즈니 측과 협의해 내년 중 새로운 마블·캐릭터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문지훈 기자
 
고려대를 졸업한 뒤 2009년 SC제일은행에 입행한 최 차장은 리테일전략추진부를 거쳐 현 부서인 퍼스널세그먼트팀으로 이동했다. 평소 광고, 마케팅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리테일전략추진부에서 영업점과 본점 간 소통창구 역할을 해오다 2년 전부터 현재 팀에서 상품 개발·기획 등 '밑그림'을 그리고 부서 또는 관계사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소매금융 고객에 대한 전략과 마케팅 등을 기획하는 만큼 고객의 니즈와 트렌드를 읽는 데 민감하다. 최 차장은 최근 소매금융 트렌드로 '디지털'을 꼽았다.
 
그녀는 "과거에는 은행의 온라인 채널이 보조적인 개념이었으나 최근에는 온라인 거래·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늘어 관련 분야를 강화하는 게 큰 변화"라며 "마블·디즈니 캐릭터 상품 역시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입한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SC제일은행 역시 온라인으로 상품에 가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을 계속 개선하고 있다"며 "또 신규고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제휴를 통한 플랫폼 확보가 효과적인 만큼 제휴 채널을 늘리는 것도 시도 중"이라고 덧붙였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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