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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시장 냉각기…대출 다주택자 경고음
2017-12-07 06:00:00 2017-12-07 06:00:00
[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회사원 홍해영씨(30)는 얼마 전까지만해도 목돈을 만질 생각에 기대가 컸다. 2년 전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 분양 받은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3000만~4000만원 가량 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다. 그러나 분양권 매도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홍 씨는 최근 당초 계획대로 아파트 입주를 결정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강화된 뒤 분양권 거래가 뜸해져 당장 팔기도 쉽지 않는데다 내년부터 분양권 전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이 올라 차익을 남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부 부동산 대책의 핵심으로 꼽혔던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주택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전국 40곳 조정대상 지역의 양도세가 중과되고 내년 4월에부터는 다주택자들의 양도소득세율도 올라간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분양권 전매 시장이 차갑게 식고 있다. 올해 안에 분양권을 처분하려는 투자자들과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매도자들이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분양권 매도자들이 조급한 이유는 분양권 양도세 중과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 40곳 조정대상에서 양도하는 전매 가능 분양권에는 50%의 세율이 적용된다. 지금까지는 분양권 보유기간과 프리미엄 규모에 따라 차등 세율이 적용된다. 1년 미만은 50%, 1~2년은 40%, 2년 이상은 6~40%로 차등 적용된다.
 
예컨대 2년 이상 보유하고, 프리미엄이 3억원 붙은 분양권을  올해 안에 처분하면 양도세를 약 9300만원(필요경비에 따라 변동 가능) 낸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1억5000만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하루 이틀 사이에 5000만원 내외의 세금이 더 붙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분양권 투자자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분양권 매수를 노리는 수요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입주 물량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권을 손해보고 넘기는 마이너스피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권 투자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라며 “현재 분양권을 매수자가 쉽게 처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매도자 우위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 ”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와 업계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역시 내년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의 ‘2018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에 따르면 총 응답자(721명)의 20.11%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파급효과가 가장 큰 정책으로 꼽았다. 신총부채상환비율(DTI) 시행(16.50%)과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12.62%), 중도금대출 보증요건 강화 및 보증비율 축소(9.85%)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 4월 시행을 앞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현행 양도소득세 기본세율 6~40%에 10~20%포인트를 추가 과세하는 내용이 골자다. 40곳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다주택자가 보유주택을 팔 경우 2주택자는 10%포인트, 3주택자 이상은 20%포인트가 추가 중과된다.
 
투자 자문사 관계자는 “특히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등으로 대출이 많은 다주택자들이 위험할 수 있다“며 ”자금력이 풍부한 투자자들 경우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의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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