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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출, 5년 10개월 만에 50조원 돌파
10월말 50조921억, 전년 보다 19.8%↑…금리 인상기 부실화 우려
2017-12-21 14:23:56 2017-12-21 14:23:56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개인과 기업이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이 50조원을 돌파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중은행의 대출을 조이자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저축은행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상호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1년 전보다 19.8%(8조2733억원) 증가한 150조921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여신 잔액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12월(50조2376억원) 이후 5년 10개월 만이다.
 
앞서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2010년 5월 65조7541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겪으며 꾸준히 감소했다.
 
2014년 6월 27조5698억원까지 줄어든 저축은행 여신 잔액은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며 지난해 7월 40조원(40조785억원) 대를 회복했다. 2015년 1분기 한 자릿수이던 전년 같은달 대비 증가율은 이해 4월부터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는 내리 20%대 증가율을 보였다.
 
2014년 하반기 이후 저축은행 대출이 늘어난 것은 저금리, 부동산 규제 완화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가 가계대출 급증세를 잡기 위해 지난해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시행하자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저축은행으로 향하며 풍선효가가 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들어서는 금융당국이 비은행권 가계대출까지 조이기에 나선 점도 저축은행 대출 확대로 이어진 모양새다. 저축은행들이 발 빠르게 기업대출 확대로 영업 전략을 수정했고 내수 부진에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져 대출 확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업계 내부에서도 급격히 증가한 여신 잔액에 부담스러워하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저축은행을 대거 찾으면서 대출액이 늘었다"며 "정부의 내년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 각종 규제에 앞서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자산을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출을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로 접어들면 취약 계층의 빚 상환 부담이 늘고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체율이 증가하게 되면 이에 대비하지 못한 저축은행들은 부실화가 진행될 수 있어 건전성 대비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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