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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로 얼룩졌던 프랜차이즈…"근본적 개혁 필요" 한 목소리
본사갑질·성추행 등 오너리스크…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이 떠안아
2017-12-28 06:00:00 2017-12-28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올 한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프랜차이즈 갑질'이었다. 일각에선 이미 곪았던 것들이 줄줄이 터진 것일 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이 같은 본사의 횡포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었다는 지적이 나오며 소비자를 씁쓸하게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대적인 구조개혁에 나선 만큼 2018년 무술년에는 업계가 환골탈태 할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프랜차이즈업계는 개인가맹점들이 힘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억대의 가맹비를 받고도 공급재료 등에서도 폭리를 취하면서 고액 광고비까지 요구하는 등의 갑질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공정위의 강한 규제에 볼멘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프랜차이즈업체 관계자는 "업계가 자성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건 점주들과 상생 노력을 하는 정상적인 프랜차이즈업체에게는 억울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은 가맹본사 중심의 성장에만 매몰된 업계가 몰락을 자처했다는 데 더 힘이 실렸다.억울함을 호소하기 보단 가맹점과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상생 구조를 만들고 시스템을 뜯어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프랜차이즈 갑질'의 신호탄은 미스터피자였다.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두 번씩이나 대국민 사과를 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경비원을 폭행하는 등 오너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을 일삼은 것도 모자라 '치즈 통행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비난 때문이었다. 여기에 보복 출점 의혹까지 받은 그는 이슈화 된지 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판을 받는 신세다.
 
호식이두마리치킨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오너인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논란으로 전국적으로 1000개가 넘는 가맹점에서 불매운동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고, 일명 '호식이방지법'이 발의되는 불명예까지 안게 됐다.
 
피자헛 역시 가맹점주들을 울린 대표적인 사례다. 대표이사가 직접 국감까지 참석해 '광고비 유용'에 대한 해명에 나섰지만 여전히 점주들은 거짓 주장이라고 반발하며 검찰에 고소까지 했다. 법원이 판단할 문제로 넘어갔지만 본사와 가맹점주간 소통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이 같은 오너리스크나 본사 갑질의 2차 피해는 결국 피해자인 가맹점주들이 고스란히 받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됐다. 본사 측의 크고 작은 부정이슈로 브랜드 이미지는 추락했고, 분개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태훈 전국가맹점협의회 사무국장은 "오너리스크나 본사 측의 갑질로 이슈화가 될 경우, 결국 잘못 여부와 관계 없이 사실상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죄 없는 가맹점"이라며 "점주들은 현장에서 소비자들의 불평과 불만을 여과없이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매출하락으로 인한 금전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큰 타격을 입는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달 공정위는 '법 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중간보고서'를 발표하고 가맹거래법·유통업법·대리점법 등 '유통3법'에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해당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법안이 통과될 경우 누구나 유통3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서 고발할 수 있게 된다.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6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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