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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소공연 회장 "소상공인 권익 대변할 대통령 직속기구 필요"
"소상공인 업종, 중기부 외 전 부처 걸쳐 있어…컨트롤타워 역할 절실"
"지원보다 중요한 건 생태계 구축…소상공인 조직화해 대기업과의 영역 다툼 해결할 것"
2018-01-03 10:40:18 2018-01-03 10:40:18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 근로시간 등과 관련한 소상공인 대상 정책이 효과를 내기 위해 소상공인 권익을 대변할 대통령 직속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들이 종사하는 업종이 중소벤처기업부 외에 사실상 전 부처에 걸쳐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승재 회장은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보건복지부, 행안부 등 웬만하면 모든 부처가 소상공인과 연결돼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다른 경제단체와 다른 점"이라며 "중기부 정책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 주로 치우쳐 있기 때문에 대통령 직속으로 별도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서울 신대방동에 위치한 소상공인연합회 집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 하고 있는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사진/소상공인연합회
 
특히 최승재 회장은 소상공인 관련 이슈가 정치권에서 필요에 따라 소모적으로 이용되고 마는 것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피력했다. 최 회장은 "대선 때는 항상 소상공인 관련 이슈가 만들어지지만 대선 후엔 막상 문제 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지원만 하는 식"이라며 "소상공인 정책은 사후적 조치가 아니라 예방적 조치가 돼야 하며, 소상공인 업계의 경우 관련 정책에서 대통령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의 경우 생업을 포기하기고 권익 주장에 나서기 쉽지 않은 만큼 특정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낼 때는 이미 위급상황이므로, 소상공인 경쟁력을 높일 근본 대책을 체계적으로 세워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가령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현안만 봐도 소상공인에 대한 구체적 이해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진단이다. 최 회장은 "제조업은 노무가 정확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춰 업무를 할 수 있지만 소상공인들은 손님이 없으면 고용주와 근로자가 같이 쉰다. 휴무시간 개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 근로자 중 아르바이트가 대부분이고 4대보험을 들지 않은 사람이 50%"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소상공인의 상황을 고려해 정책을 세부화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업계 종사자의 경우 제조업 등에 종사하는 일반 노동자와 구분해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 일자리위원회 구성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최 회장은 "국가에서 중요히 여기는 일자리위의 경우 각 산별 노조까지 들어가 있는데 소상공인을 대변할 사람은 없다"며 "소상공인연합회가 2014년에 법정경제6단체로 만들어졌는데 소상공인 관련 화두는 크지만 조직은 무시당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소상공인 정책자금의 경우 주무부서인 중기부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소상공인에게 우선 지급하기로 한 점에 대해선 "선언적인 의미"라고 언급했다. 최 회장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낸 소상공인이라면 이미 사회적 기반이 형성된 경우다. 이미 가진 사람들, 상위계층만 지원한다면 기회 불균형의 소지가 많다고 본다"며 "그보다 중요한 건 제도적 장치다.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소상공인 생태계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조직화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급할 때 사후적으로 대처하는 것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밑작업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소통투어를 통해 22개 도시를 돌면서 느낀 게 논리적으로는 다소 부족할지라도 우리나라 특유의 따사로운 상인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이었다. 대기업에 의해 시장이 침탈된 상황인데도 여전히 정직, 친절을 모토로 자존감과 명예를 지켜가며 장사를 하는 등 밑바닥 정서는 순수하다"고 말했다. 일단 지난해를 기점으로 소상공인 리더그룹이 양성됐다는 게 소상공인연합회의 자체 판단이다. 이를 바탕으로 카드수수료 인하, 전안법 개정안 통과 등 실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연합회는 올해 상반기엔 대기업과의 사업영역 다툼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상정하고 있다. 단, 기존 투쟁의 방식보다는 새로운 관계 설정에 무게를 둘 예정이다. 최 회장은 "대기업과의 관계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 대기업 중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불법승계하는 나쁜 기업이 일부 있는 것이고, 사실 대기업은 많아져야 한다. 골목상권과 상생하고 함께 해외진출하는 쪽으로 대기업의 역할 설정을 다시 해야 한다.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건전한 대기업 문화를 만들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또 하나의 중요 과제로 소상공인들에게 체감할 만한 사업적 이득을 안기는 것을 꼽았다. 최 회장은 "근본적으로 내년에는 성공 DNA, 성공사례를 안겨줘야 한다. 사업자 이득단체인 만큼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는 부분 만들어주는 등 든든한 소상공인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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