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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강소기업 모범'대모엔지니어링', 초봉 4천·대기업급 복지 자랑
10년전부터 성과공유…이원해 대표 "형편 닿는 한 직원과 성과 나눌 것"
2018-01-03 16:18:35 2018-01-03 16:18:35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형편 닿는 대로 직원들과 성과 이익을 나누는 게 기본적인 목표입니다."(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
 
3일 오후 경기 시흥시 시화단지에 있는 대모엔지니어링에서 직원들은 브레이커 어태치먼트(건설 부속장비)를 살피는 데 집중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72곳의 협력업체와 함께 암석·콘크리트 등을 뚫는 브레이커, 건축물의 콘크리트를 부수고 철근을 분리 절단하는 크러셔 등 건설 부속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 내부 한편에는 협력업체 명단과 함께 실시간 불량 상황을 기록할 수 있는 대형 보드판이 설치돼 있을 정도로 품질 혁신을 강조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협력업체를 통해 생산한 주요 건설 부속장비들은 시흥공장에 집결한 뒤 대모엔지니어링이 이곳에서 최종 완제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공정이 이뤄진다.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는 "공정의 80%가량을 협력업체와 함께 한다"며 "대모엔지니어링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도 함께 혁신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클러스터 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협력 업체들의 불량률은 클러스터 활동에 참가하기 전 7.50%에서 참가 후인 2015년 기준 0.14%까지 떨어졌다.
 
1989년 설립된 대모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기준 매출 474억원 중 해외 비중이 70% 이상인 수출 중심 중소기업이다. 미주·유럽·중국·인도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으며, 58개국 딜러사 66곳과 거래하고 있다.
 
특히 대모엔지니어링이 주목받는 이유는 일자리·사람 중심의 강소기업이기 때문이다. 신입직원 초임연봉 4000만원(성과급 포함) 등 경쟁력 있는 임금수준을 바탕으로 지난해에만 31명을 채용했다. 이 가운데 청년 인력은 19명에 이른다. 또한 최근 업계 현안인 성과공유제를 2006년에 이미 도입해 운용하며 앞서나가고 있다. 회사는 직원 1명과 개인별로 성과공유협약서를 맺는다.
 
이원해 대표는 "임금수준은 평균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며 "가급적이면 형편 닿는 대로 직원들이랑 성과 이익을 나눠 갖는 게 기본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3년간 연 평균 380%의 추가 프로핏 쉐어링(profit sharing·이익공유)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대모엔지니어링은 2005년부터 경영혁신을 거듭해오며 발생한 수익을 이듬해인 2006년부터 바로 직원들과 나누고 있다. 경영혁신 교육, 고객기반 강화, 품질혁신 등을 거치면서 1인당 매출은 2004년 2억7000만원에서 2012년 7억2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 대표는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2006년 순이익 2억원 중 반은 재투자했고, 반은 직원들에게 성과금으로 줬다"며 "직원들 눈빛이 다르고 엄청나게 열심히 한다. 성과 공유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 성과 공유는 성과급 제도로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나눔경영 정신도 잊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나눔경영 실천의 자극제가 된 사람은 유한공고·유한양행 설립자인 고 유일한 박사다. 이 대표는 "집이 가난해 돈이 없어서 수업료가 없었던 유한공고에 들어갔다"며 "참된 인간·기술연마·사회봉사가 교훈이었는데 졸업 후 사회봉사로 빚을 갚아야겠다고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대모엔지니어링은 9년째 유한공고 글로벌장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지역사회 안팎에서 나눔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사람 중심 기업에 걸맞은 직원 복지혜택도 갖추고 있다. 조식·중식·석식은 무료로 제공되고, 신도림역에서 출발하는 출퇴근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수출 중심 기업답게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한 어학 교육비가 전액 지원된다. 대형 리조트, 호텔과 연계한 직원 휴양시설도 운영 중이다.
 
한편 새해 첫 일정으로 '사람 중심 강소기업'을 함께 방문한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대모엔지니어링과 같이 사람중심 경영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의 모습이야 말로 모든 중소기업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전남 중기중앙회 부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 이병기 대모엔지니어링 사장(오른쪽부터)이 3일 오전 경기 시화공단에 있는 본사에서 제조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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