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경제계 신년인사회, 올해도 대통령 불참
"아쉽다"·"재계가 큰 소리 낼 입장은 아냐"…이례적으로 노동계 참석
2018-01-03 18:21:57 2018-01-04 09:01:46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참석자들과 박수를 치고 있다.(앞줄 왼쪽부터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이낙연 국무총리,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추미 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대한상의
 
[뉴스토마토 이재영·구태우 기자] 경제계 연례 최대 행사에 대통령이 2년 연속 불참하면서 다소 풀이 죽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재벌개혁 기조가 계속되면서 재계가 홀대받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야 3당 대표들이 참석해 덕담을 건넨 것은 그나마 위안이다. 이례적인 노동계의 참석도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경제 여건도 호전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정·관계, 노동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 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매년 찾았으나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현장 시찰로 발길을 돌렸다. 지난해에는 탄핵정국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절 외부행사를 찾지 않았다. 대통령이 불참하면서 주요 그룹 총수 상당수도 행사장을 찾지 않았다. 한 경제계 인사는 “참석해 주셔야 경제계가 힘이 날 텐데 조금 아쉬운 감이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인사는 “지금 재계가 큰 소리를 낼 입장은 아니지 않냐”며 재벌개혁을 자초한 스스로를 에둘러 비판했다.  
 
문 대통령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해 “지난해 우리 경제는 터널을 벗어난 듯하다”며 “새해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정계에서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3당 주요인사가 모두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해 이맘 때 제가 이 자리에 섰을 때는 경제 전망이 어둡고 제 마음이 밝지 않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올해는 희망 섞인 마음가짐으로 여러분과 새해 인사를 나눌 수 있어 반갑고 다행스럽다”고 말해 살림이 나아진 경제계 표정을 대변했다. 이례적으로 노동계도 참석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사간 상생, 신뢰, 원하청간 공정거래, 소득분배, 양성평등 문제 모두 노동계와 경영계가 힘을 합쳐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총리를 비롯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백운규 산업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 반장식 일자리수석 등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선 박 회장을 비롯해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김윤 삼양 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이우현 OCI 사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등이 참석했다.
 
윤부근 부회장은 미국 가전 공장 준공이 얼마나 당겨질 것 같냐는 질문에 “거의 다 돼 간다”고 답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올해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OLED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4대그룹이 지배구조 개선 등 별다른 대외 발표 없이 자발적 개혁 데드라인을 넘겨 이목은 김상조 위원장에게 집중됐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오늘은 답변 않겠다”며 신년인사회라는 행사 성격을 의식했다.
 
뉴스토마토 이재영·구태우 기자 leealiv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