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CJ헬로, 3만원대 무제한 요금제 종료…망도매대가 협상 여파
이통사 자회사 업체들만 프로모션 유지
2018-01-04 18:57:41 2018-01-04 18:57:41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CJ헬로가 주력 상품인 3만원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판매를 종료했다. 에스원 안심모바일도 요금제 일부 가격을 상향했다. 지난해 정부의 망도매대가 인하 수준이 기대 이하로 결정되자, 알뜰폰 업체들이 기존 요금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게 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의 알뜰폰 업체 헬로모바일은 지난해 12월31일부로 3.3요금제 판매 이벤트를 종료했다. 3.3요금제는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0GB를 주는 획기적인 상품이었다. 이동통신 3사에서 판매하는 10GB 제공 요금제는 6만5890원으로, 3.3요금제는 반값에 불과했다. 별도 홍보나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전보다 20배 이상 가입자가 증가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CJ헬로 관계자는 “3.3요금제 이벤트가 종료된 상황으로, 향후 이벤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알뜰폰 업체인 에스원 안심모바일도 일부 요금제 가격을 올렸다. 음성 100분에 데이터 3GB를 제공하는 안심 유심 LTE 220K는 7700원이, 음성 100분에 데이터 1GB를 주는 안심 LTE 선택형 30K도 4400원이 올랐다.
 
CJ헬로의 3만3000원짜리 데이터 요금제. 사진/CJ헬로
 
이 같은 알뜰폰 업체들의 전략 변화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결정한 망도매대가 협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망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들이 이통사의 망을 빌려 쓰는 비용으로 매년 재산정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당초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으로 도매대가 10%포인트 인하를 약속했지만, 평균 7.2%포인트만 인하되는데 그쳤다. 이는 전체 요금제 기준으로, 10GB 이상 요금제만 따지면 전년 대비 1~3%포인트 인하 수준이다.
 
이에 따라 CJ헬로의 3.3요금제는 팔수록 손해를 보는 요금제가 됐다. 망도매대가 협상결과에 따르면, 회사가 운영하는 월 3만3000원짜리 요금제의 도매대가는 3만2945원이다. 가입자를 1명 유치하면 이통사에 3만2945원을 망사용대가로 지불해야 한다. 가입자 1인당 55원이 남는데, 마케팅비와 판매장려금 등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손해다.
 
3만원대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유지하는 곳은 모회사의 지원을 받는 이통사 자회사들뿐이다. 유플러스 알뜰모바일은 3만2890원에 무제한 유심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KT엠모바일은 1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2만5300원에 팔고 있다. 정부가 이통사의 시장 과점 구도를 깨고 경쟁을 활성화하고자 알뜰폰을 도입했지만, 알뜰폰 시장도 이통사에 종속되는 구조가 된 셈이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망 도매대가 인하가 기대 수준에 못 미친 탓으로, 이통사 자회사가 아닌 알뜰폰 업체에서 3만원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같은 상품은 보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