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가상화폐거래소, 정부 원칙 발표에 일단 '안도'
실명제 추진 시 투기성 감소할 듯…사고 지속 발생 시 폐쇄 추진 가능성에는 '노심초사'
2018-01-15 16:44:55 2018-01-15 16:44:55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정부가 가상화폐거래소 전면 폐쇄라는 강경 입장에서 실명제 시행 등 다소 유연한 입장으로 선회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히자, 가상화폐거래소를 운영하는 블록체인 업체들은 일단 한숨 돌린 모양새다. 이들 업체들은 정부가 이들 업체들과 대화의 창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에도 투기 바람이 지속되고 투자자들의 피해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상화폐거래소를 폐쇄하는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5일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 측은 "이번 정부의 발표는 기존의 일방적인 규제보다는 업계와 소통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며 이번 정부의 발표에 기대감을 보였다. 이어 빗썸은 "향후 정부 정책에 협조하고 거래소 차원의 자율귲안을 엄격히 준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승기 써트온 대표도 "정부가 이날 밝힌 가상화폐 규제 5대 원칙은 기존보다 시장의 혼란을 잠재우는데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실명제 추진이 포함된 것은 당분간 가상화폐거래소를 폐쇄하지는 않겠다는 표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가상계좌에 대한 실명제 추진이 가장 고무적인 방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실명제를 추진하면 향후에는 타인 명의로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없어 투기를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면서 "거래소 입장에서도 정부의 규제틀 안에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향후 정부의 규제 방향에 대해서는 "해외 자금세탁 방지법에 맞춰 해외로의 불법적인 자금 유출을 막고 가상화폐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이 경우 가상화폐에 대한 투기성이 약화되고 피해자들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정부가 향후 가상화폐거래소 폐쇄라는 강경입장을 다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는 이번 정부의 방침 선정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현재도 대부분의 가상화폐거래소에서는 가상화폐 거래 시 실명제를 실시하고 있고, 이번 정부에서 추진하는 실명제는 시중은행에서 보증하는 방식으로 기존과 크게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미 가상화폐 투자자자들이 본인의 이름으로 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한 상황에서 실명제를 추진하는 것이 지금의 투기성을 잠재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투기성이 지속되고,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가 늘어난다면 정부가 재차 가상화폐거래소 폐쇄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명제 추진이 가상화폐의 투기성을 잠재우지 못하고 사기와 서버 다운 등 지속적으로 사고가 날 경우 정부가 재차 가상화폐거래소 폐쇄를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당장 가상화폐거래소를 폐쇄하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향후 가상화폐거래소 폐쇄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향후 서버 다운과 투기 거래가 지속될 경우 앞선 강경발언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업계에서 정부의 가상화폐거래소 폐쇄 발언을 취소하라는 입장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상화폐 거래가 이슈화되면서 사행성을 조장하고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점은 사실상 가상화폐거래소 업체들도 책임이 있다"며 "정부의 정책에 맞게 투자자들의 피해를 없애는 것도 가상화폐거래소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기준 경제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실명제는 차질없이 추진하고 ▲과도한 투기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며 ▲거래소 폐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안은 아니며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을 육성하고 ▲국무조정실이 컨트롤타워가 돼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가상화폐 규제 원칙이 기존보다 유연해지자 가상화폐거래소 업체들이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서울 중구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전광판.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