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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질주, 과열인가 정상화인가)①정책·바이오 쌍두마차, '닷컴 열기' 재연할까
새 통합지수 ‘KRX300’ 기대…"강세장 지속 가능성 높아"
2018-01-17 17:56:55 2018-01-18 16:28:51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코스닥 시장에 훈풍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려들고 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으로 1000포인트 돌파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4.65포인트(1.63%) 떨어진 886.58에 마감했다. 비록 이날 하락이 있었지만, 올해 들어 11.04% 상승했으며 최근 10거래일간 100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빠른 지수 상승의 원동력은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대책 기대감에 제약·바이오주 열기가 더해진 것이다. 지난해 11월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대책의 큰 틀이 공개되자,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차지하고 있던 제약·바이오주로 자금 유입이 시작됐다. 이어 이달 11일, 투자자 유인을 위한 세제와 연기금 차익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 방안 등이 발표되면서 기름을 부은 듯 코스닥시장의 질주가 가속화됐다.
 
더구나 아직 새로운 통합지수 ‘KRX300’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있다. 정부는 코스피 232종목(77%), 코스닥 68종목(23%)으로 구성된 KRX300 지수를 구성해 내달 5일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통합지수인 ‘KTOP30’, ‘KRX100’의 코스닥 편입 비중이 10%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2배 이상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KRX300은 최근 3개월간의 일평균 시총과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편입 종목이 선정되며, 시장 구분 없이 누적 시총 80% 이내 및 거래대금 상위 80% 종목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에 대한 선취에 들어가고 있어 강세장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KRX300지수 발표가 한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벤치마크 추종을 위한 기관들의 선취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 과열에 대한 부담은 있으나 상반기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예상 편입종목에 대한 분석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존 KRX100에 비해 코스닥 비중을 23%로 늘렸고, 코스피200방식을 준용한 점도 수익률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2월5일 KRX300 신설로 연기금과 기관 매수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은 코스닥 수급에 우호적인 변화”라며 “2002년 3월의 고점인 940~950포인트마저 넘어선다면 코스닥 1000포인트 돌파는 가시권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바이오주의 주도 하에 초강세로 흘러가고 있는데, 비트코인보다 바이오주들의 이익 가시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과열 현상이 언제 끝날지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이와 같은 초강세 행보를 반영할 때 올해 코스닥 지수는 107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지수 상승을 이끈 바이오주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노무라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을 제출했다. 노무라증권은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특허로 선두주자의 이득을 누리고 있으나, 주가는 부담스럽다”며 현 주가(31만3500원)보다 한참 낮은 23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현재(13만500원)보다 낮은 목표주가 12만원을 제시했다.
 
시장의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일시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로 코스닥이 뜨거운데, 일부 바이오주에 대한 숨고르기와 옥석 가르기가 필요하다"면서 "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시장을 지탱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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