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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신뢰 '흔들'…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 협업 보류
저축은행 측 롯데카드 실적 하락 등으로 제휴 효과 감소 우려
2018-02-05 08:00:00 2018-02-05 08: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저축은행중앙회가 롯데카드와 추진하던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 출시를 보류했다. 이는 최근 롯데카드의 실적악화와 신용등급 하락 전망 등으로 롯데카드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해당 신용카드 출시 효과를 위해선 롯데카드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이뤄져야 하지만, 실적 악화 등으로 롯데카드가 이를 이행할 여력이 있을 지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저축은행중앙회는 다음달 출시 예정이던 저축은행 고객 전용 신용카드의 출시를 보류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중앙회 입장에서 출시 시기를 오는 3월에서 6월로 늦추겠다고 롯데카드에 통지한 상태"라며 "향후 출시 시기를 다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와 저축은행중앙회가 추진한 저축은행 고객 전용 신용카드는 저축은행 고객에게 주유와 쇼핑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롯데카드는 신규 회원 유치를, 저축은행은 부대수익 창출과 고객 접점확대를 기대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2015년 은행계 카드사인 KB국민카드와 관련 신용카드를 출시한 이후, 비은행 전업 카드사와도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처럼 저축은행중앙회가 롯데카드와의 사업을 보류한 데는 롯데카드의 신뢰성이 하락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 고객 전용 신용카드의 흥행을 위해선 롯데카드의 적극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이 필요하지만, 실적악화와 신용등급 하락 전망 등으로 녹록치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KB국민카드는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를 출시할 당시 수천만원의 포상금을 내걸고 적극적인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출시 3개월여 만에 3만장 이상의 저축은행 고객이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
 
롯데카드는 최근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일 롯데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11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한 한국기업평가에 이어 두번째다.
 
롯데카드는 이번 신용등급 전망 하향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카드사는 보통 회사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이 돈으로 대출 수익을 얻는데, 이는 조달비용이 늘어날수록 수익이 감소하는 구조다.
 
롯데카드의 실적도 크게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는 2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7개 카드전업사 중 유일하게 적자로 전환됐다. 롯데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5년 말 1342억원, 지난해 말 1065억원 등 최근 연평균 10% 이상 감소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마케팅 비용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 2014년 43.5%이던 마케팅비용지출비율(마케팅비용/신용판매수익)은 지난 2015년 46.9%, 2016년 50.1%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미 51%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하는 것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 사업의 경우 카드발급에 따른 수수료 영업이 가장 크게 차지한다"며 "많이 발급할 수록 많은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인데 이를 위해서는 카드사의 적극적인 마케팅 비용 책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축은행중앙회가 최근 실적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 전망 등 악재가 겹친 롯데카드가 적극적인 마케팅 비용을 책정할 지 우려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저축은행중앙회 입장에서는 이번 신용카드 출시 보류를 통해 롯데카드에게 마케팅 비용 지출을 확인받고 싶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카드와 저축은행중앙회가 추진한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남대문 롯데카드 사옥. 사진/롯데카드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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