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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차·관제센터와 1초에 수백번 교신하며 '위험' 회피"…자율협력주행시대 '성큼'
SKT-교통안전공단, 화성 K-시티서 5G 자율협력 운행 성공
CCTV-신호등-자율차-관제센터를 5G로 연동
2018-02-05 17:15:33 2018-02-05 17:58:09
[화성=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내에 조성된 자율주행 실험도시 ‘케이(K)-시티’. 이곳에 2대의 자율주행차가 어린이 보호구역인 스쿨존에 다가선다. 이때 갑자기 어린이 모형이 차도에 출현하고, 가로등에 설치된 CCTV는 5G망을 통해 주의 신호를 보낸다. 그 즉시 급정거한 자율주행차는 어린이 모형이 사라질 때까지 정지상태를 유지한다. 반응속도 1㎳(0.001초)의 5G 위력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관제센터 모니터에 비친 이같은 자율주행 기술은 이제 곧 눈 앞에 다가올 현실을 생생히 보여줬다.
 
5일 SK텔레콤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은 화성 K-시티 관제센터에서 현재 개발 중인 2대의 5G 자율주행차가 협력 운행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SK텔레콤과 공단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협력해 36만㎡(11만평) 규모의 K-시티 전구간에 28㎓ 초고주파대역 5G망을 구축하고, CCTV와 신호등 등 교통 인프라와 자율주행차·관제센터를 5G로 연동했다.
 
5일 경기도 화성시 한국교통안전공단 내 ‘케이(K)-시티’에서 방송인 김진표씨가 협력 주행 중인 5G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이날 시연에서는 2대의 자율주행차가 ▲5G 차량통신(V2X) ▲3D HD맵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서로 통신하고, 신호등이나 관제센터와 주변 교통상황을 주고받으면서 K-시티의 스쿨존·교차로·고속도로 등으로 구성된 2㎞ 구간을 안전하게 달리는 모습을 선보였다.
 
가령 고속도로 출구구간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하면 앞 차는 5G망을 통해 사고 정보를 뒤따르는 차량과 관제센터에 전달했다. 그러면 뒤따르는 자율주행차는 즉시 속력을 줄이고 차선을 바꿔 사고 지점을 안전하게 통과했다. 무신호 교차로에서 마주친 두 차량은 관제센터와 교신하며 통행 우선순위를 스스로 정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가 5G망으로 1초에 수백번 이상 관제센터와 다른 자율주행차들과 통신하며 사고 위험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율주행 차량에 직접 탑승한 방송인 김진표씨는 “5G 자율주행차가 사람이 보지 못하는 위험까지 미리 인지하고 사전에 대응하는 모습이 놀랍다”며 “이제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볼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시연에서 정확한 차선 정보와 주변 교통상황을 센티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표한한 HD맵도 공개했다. 자율주행차가 운행하는 동안 ▲주변 차량의 실시간 위치 ▲표지판·신호등과 같은 교통정보 ▲긴급공사나 다중 추돌사고 등의 각종 주행정보가 HD맵에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카메라와 센서 성능이 저하되는 악천후나 야간에도 5G V2X와 3D HD맵을 통해 사고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지금까지 일반적인 자율주행 실험이 카메라와 센서를 기반으로 일반 차량과 장애물을 회피하며 주행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시연을 계기로 수십 대의 자율주행차가 협력 주행하는 실제 수준의 테스트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은 올해부터 국토부와 협의해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한 국내 주요도로의 HD맵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SK텔레콤은 5일 화성 K-시티 내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5G 자율주행 기술 시연과 함께 설명회를 가졌다. 사진/SK텔레콤
 
화성=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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