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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금통위 의사록,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경계감
한 금통위원 "유포리아 형성으로 위험선호 경향 지속" 언급도
2018-02-07 09:08:15 2018-02-07 09:08:16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경계감이 묻어 나왔다.
 
6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18년도 1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A금통위원은 한은 조사국의 경제전망 중 대외여건 관련 내용이 '다소 낙관적'이라고 평가하며 "향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전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통해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증시는 미 연준의 물가상승 전망 강화에 따른 장기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급락하며 조정 국면을 겪고 있다.
 
B금통위원도 국제금융시장 동향 논의 과정에서 "향후 주요국의 기대인플레이션이나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갈 경우 이들 국가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가속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면밀히 모니터링 해달라"고 관련부서에 당부했다.
 
B 금통위원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 가능성과 영향 등에 대해서도 물었으며, 국내 자본유출이 환율변동을 통해 물가 등에 미칠 영향을 감안하면 반드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한미 정책금리 역전과 이에 따른 일부 자본유출이 일어날 경우 지난해 연말부터 지속된 원화강세 흐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의미다.
 
원화강세는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 하락, 수입물가 하락에 따른 소비자물가상승률 하락 압력 등으로 영향을 미친다. 현재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에 미달하고 있는 물가상황을 감안하면 원화강세는 그 차이를 더 크게 할 가능성이 있다.
 
C금통위원도 주요 선진국에서 통화정책 경계감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신흥국 자본유출 위험 부각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D금통위원은 "일각에서는 앞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가 더욱 진전된다면 2013년 테이퍼 탠트럼 당시와 같은 신흥국에서 자본이 대거 유출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장기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주가 등 자산가격의 조정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태이퍼 탠트럼은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미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가능성을 언급하며 신흥국에서 대규모 자금유출이 일어난 것을 말한다.
 
한 금통위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화정책 정상화는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소통해왔지만 일각에서는 이로 인해 경제주체들 사이에 유포리아(과도한 낙관)가 형성되면서 위험선호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며 "향후 소통에 있어서는 좀 더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관련해서는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점을 고려해 기존과 같은 1.50%로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금통위원은 "(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의 경우 지난해 10월 전망시보다 하향 조정됐고, 근원인플레이션율도 하향 조정됐다"며 "앞으로 물가 움직임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 판단할 필요가 커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현시점 정책결정에서 보다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물가상승 압력은 아직 현재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 의견을 나타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통화정책 완화정도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가계부채 누증과 같은 금융불균형 위험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이은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필요성은 계속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을 하회하고 있고, 목표에 수렴하기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점, 지난번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 동결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근원물가로 대변되는 기조적 물가상승률 추세가 목표수준방향으로 상승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경제의 경기회복 추세가 견고해질 때까지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물가흐름에 집중했다.
 
. 사진/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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