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공평저축은행과 세종저축은행의 고금리 장사가 논란이 일고 있다. 자산 순위가 10위권 밖이지만 두 저축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업계 1위 저축은행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두 저축은행의 27%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이 79개 저축은행 중 가장 높았다.
11일 저축은행중앙회의 지난 1월 말 기준 가계신용대출 공시에 따르면 공평저축은행과 세종저축은행의 27% 이상 금리 비중은 각각 82.4%, 74.5%로 79개 저축은행 중 1, 2위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27% 이상 금리 비중(27.8%)의 세배에 달하는 수치다. 두 저축은행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한 스타저축은행(55.8%)과 애큐온저축은행(51.3%)과도 7% 이상 금리 비중이 큰 차이로 높았다.
앞서, 저축은행 업계는 금융당국의 고금리 대출 자제를 당부하자, 24% 이상 금리 대출을 줄여왔지만 공평·세종저축은행은 고금리 대출을 크게 줄이지 못했다.
세종저축은행의 27% 이상 금리 비중은 1년 새 7.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공평저축은행의 경우 27% 이상 고금리 가계대출 비중이 1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평저축은행은 지난해 1월 말 27% 이상 금리 비중이 0.4%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업계 전체의 27% 이상 금리 비중이 21.8%포인트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특히, 이 기간 OSB저축은행의 27% 이상 금리 비중은 84.9%에서 0%로, OK저축은행은 68%에서 33.9%로 크게 줄었다.
고금리 장사에도 불구하고 두 저축은행의 지난해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 저축은행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저축은행 자산 순위 1위인 SBI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 예상치(900억원)보다 높은 수치다. 공평저축은행과 세종저축은행의 자산 총합은 1조5000억원대로 SBI저축은행(5조7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나투자증권은 두 저축은행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818% 급증한 215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두 저축은행 합산 대출규모는 1조7000억원 수준으로 1년 전보다 7000억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저축은행의 이자 수익 역시 1년 전보다 45.3% 증가할 것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두 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한 텍셀네트컴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텍셀네트컴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년 전보다 37.1%, 42.0% 증가한 6458억원, 20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창사 최대 실적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창사 최대 실적 요인으로 연결 매출 비중이 약 80%에 달하는 두 저축은행 실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실적 호조 소식에 텍셀네트컴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텍셀네트컴의 주가는 한때 2만715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8000원 중반 대이던 지난해 10월보다 3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공평저축은행과 세종저축은행의 경우 다른 저축은행들보다 금리 인하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저축은행 업계 전체가 실적에 악영향을 감수하고 금리를 낮춘 것을 감안하면 두 저축은행은 이에 반사이익을 얻은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에 대해 공평저축은행은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것을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금리 인하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세종저축은행 측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공평저축은행과 세종저축은행이 27% 이상 고금리 장사를 해온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성남시 공평저축은행 분당본점. 사진/뉴스토마토DB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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