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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주재승 농협은행 부행장 "오픈플랫폼 강점 내세워 디지털금융 선도할 것"
"오픈API 기반 플랫폼 은행권 최초 구현…'퍼스트무버' 도약"
"'올원뱅크 3.0' 출시 계획…상반기 중 베트남서도 출시 예정"
2018-02-13 06:00:00 2018-02-13 06:00:00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올해 금융권의 경영화두는 '디지털'이다. 작년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며 금융권에 '메기효과'를 일으킨 데 이어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융합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이에 기존 금융회사들도 이같은 경쟁 흐름에서 살아남기 위해 디지털금융을 경영전략으로 내세웠다.
 
농협은행 역시 디지털금융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작년 말 취임한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핀테크에 기반을 둔 혁신적인 콘텐츠와 기술을 확보해 디지털부문 선도은행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는 12일 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을 이끌고 있는 주재승 부행장을 만나 농협은행의 디지털금융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마트금융부장과 종합기획부장을 거쳐 부행장으로 승진한 그는 농협은행 내에서도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손꼽힌다.
 
주재승 농협은행 부행장은 오픈플랫폼을 농협은행의 디지털금융 강점으로 꼽고 앞으로도 핀테크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API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농협은행
 
"작년까지 농협은행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디지털금융 시장의 '퍼스트무버'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올해는 농협은행이 가진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은행권 대표 모바일뱅크로 거듭나겠습니다."
 
주재승 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 부행장은 12일 올해 오픈API 기반의 플랫폼과 차별화된 콘텐츠로 디지털 선도은행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962년 전남 출생으로 광주상고와 경기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그는 작년 12월 부행장보로 승진해 올해 농협은행의 디지털금융부문을 이끌고 있다. 2011년 농협중앙회 월피동지점장, 2012년 농협카드 분사 단장, 2013년 인력개발부 단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16년 농협은행 정보보호부장과 스마트금융부장, 2017년 종합기획부장 자리를 거쳐 현재 자리에 올랐다.
 
특히 과거 스마트금융부장직을 역임, 관련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 그는 신설된 농협금융지주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DO)도 겸임하고 있다.
 
주 부행장은 "그룹 CDO로서 농협금융 계열사 전체의 디지털 전략과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며 "농협은행의 디지털 역량을 계열사에 연결하고 이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계열사들의 디지털금융 협업체계 강화를 위해 CDO를 신설했다.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 역시 이에 발맞춰 기존 디지털금융 전략·마케팅 기능을 디지털금융부문으로 일원화하고 디지털전략부와 올원뱅크사업부 등을 신설·편제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전략 수립을 비롯해 ▲빅데이터 ▲블록체인 ▲오픈API ▲클라우드 등 신기술 기반의 신사업 등을 총괄한다.
 
농협은행이 이처럼 디지털금융을 강화하는 것은 지금까지 은행권에서 관련 분야의 '퍼스트무버'로서 시장을 선도해왔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주 부행장은 농협은행의 디지털금융 분야 강점으로 오픈플랫폼을 꼽았다.
 
그는 "농협은행은 오픈API를 기반으로 핀테크 비즈니스를 선도하고 있다"며 "은행권 최초로 구현한 오픈API 기반의 오픈 플랫폼은 이미 금융권 공동 오픈 플랫폼과 타 은행의 모티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픈 플랫폼은 핀테크 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기반 환경으로 국내 우수한 핀테크 기업이 성장하면 NH핀테크 오픈플랫폼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장 친화적이고 핀테크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API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말 공개된 오픈플랫폼을 통해 핀테크 기업에게 제공되는 오픈API는 당시 60여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는 95개를 넘어섰다. 이를 통해 작년 5월 업계 선두기업들과 함께 P2P금융기업 비즈니스모델에 맞춘 'P2P자금관리API'를 출시해 특허출원도 마쳤다.
 
주 부행장은 "작년 10월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클라우드 브랜치'는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의 은행 서비스 첫 내재화 사례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또 핀테크 기반의 지능형 세정서비스인 'NH스마트고지'도 은행권 최초로 출시했으며 금융권 최초 인공지능(AI) 금융상담지식 '아르미AI'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신사업 모델을 발굴·확대하는 한편 내부 업무 프로세스도 디지털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여러 위성 애플리케이션을 하나로 통합한 스마트뱅킹 구축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업무프로세스 자동화로봇(RPA)을 도입하고 전자창구를 확대해 내부 업무에서도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의 모바일 금융플랫폼인 올원뱅크 역시 오픈API와 함께 디지털금융 분야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016년 8월 출시된 올원뱅크는 출시 17개월 만인 지난달 가입자 150만명을 돌파했다. 농협은행이 올원뱅크 가입자 수보다 주목한 것은 실제로 고객들이 올원뱅크를 사용하는 비율이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올원뱅크 실이용자 비율은 77%다.
 
주 부행장은 "올원뱅크 추진 시 가입자 수보다는 실제 사용자 비중에 중점을 뒀다"며 "전화번호 간편송금, 더치페이, 경조사 초대장 등 실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제공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2030세대를 위해 음악, 게임, 웹툰 등을 제공하고 5060세대를 위해 큰 글씨 송금, 골드바, 귀농귀촌, 재취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세대별 맞춤서비스 전략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농협은행은 이달 초부터 올원뱅크를 통해 성인 누구나 골드바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골드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골드바 가격조회 서비스를 비롯해 연도별 금 시세 추이, 금 투자 포인트 등의 투자정보도 제공한다.
 
주 부행장은 올해 올원뱅크 출시 2주년을 맞이해 '올원뱅크 3.0' 버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AI 기반의 '음성뱅킹' 서비스와 상담 서비스 '올원챗봇'을 도입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농협몰과 연계한 금융·유통복합몰 구축, 타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한 다양한 서비스 연계로 생활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해외진출과 관련해서도 디지털금융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상대방 계좌번호 없이 이름과 송금번호만으로 베트남 송금이 가능한 'NH-아그리(AGRI) 무계좌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주 부행장은 "해외점포 출점과 연계한 모바일뱅크 출시를 통해 현지 리테일금융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라며 "작년 '올원뱅크 베트남(AOB)' 서비스 구축을 완료하고 올해 상반기 중 현지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을 관광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QR결제 서비스와 수수료가 낮은 베트남 전용 송금 서비스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재승 농협은행 부행장이 지난 9일 열린 'NH-디지털 비전 공감 컨퍼런스'에서 디지털금융부문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농협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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