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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총시즌 개막…주총장에서 생생한 정보 낚아라
별도 질의응답시간 요구해야
2018-03-07 08:00:00 2018-03-07 08: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정기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했다. 투자하는 기업의 경영사항 등에 대해 직접 듣고 물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므로 월차, 반차를 써서라도 최대한 참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코스피 입성과 동시에 단숨에 시가총액 3위에 오른 셀트리온도 같은 날 주총을 열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28일에, 현대차는 그보다 한 주 이른 16일로 주총일을 잡았다.
 
정기주총은 상장기업들이 주주들 앞에서 한 해 사업을 결산하는 자리다. 전년 경영실적과 사업내용 등을 주주와 공유·정리하고 올해 전망과 계획 등을 발표하며 이사의 연임과 새 이사 후보의 선임도 표결로 결정한다. 겉보기에는 몇 개 안건을 통과시키거나 부결시키고 끝내는 형식적인 절차처럼 보일 수 있다. 또 주총 안건을 조용히 통과시키기 위해 회사 직원들을 동원해 주총장을 채우고 짜인 각본에 따라 “동의합니다”, “재청합니다”를 반복하는 구태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가 각 안건에 의견을 개진할 경우 이를 무시할 수 있는 기업은 드물다. 주주라면 상정 안건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주총 전에 공시된 감사보고서 등을 보고 문제 삼을 부분이 있다면 손을 들고 질문하면 된다. 경영능력 부족으로 실적이 망가진 경우라면 경영진을 질책할 수도 있다.
이사 선임에서도 소액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야 한다. 요즘은 소액주주들이 한데 뭉쳐 사외이사, 감사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총 전 미리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세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주총 후 따로 질의응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가능한 부분이다. 거꾸로 질의응답 시간을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평소 전화로 물었을 때 불친절했던 주식담당자들도 이날만큼은 공손할 것이다. 고위 임원이 모인 공식석상에서 주주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투자한 기업이 여럿이고 모든 주총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실적이 좋은 곳보다는 악화된 기업의 주총에 가는 것이 실질적으로 얻을 게 많다. 실적 좋은 곳 주총은 축제 분위기라서 거의 모든 안건이 주주들의 박수와 함께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반면 실적이 나쁜 기업의 주총에서는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치기 마련이고, 그에 대한 경영진의 해명도 들을 수 있다. 회사의 현재 상황과 타개 전략 등 공시나 뉴스로 알 수 없는 생생한 정보를 얻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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