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카드사, 수익성 악화에 인력 감축 가속화
8개 카드사 임직원 2년 새 1.5% 감소…지난해 순익 32% 감소 탓
2018-03-26 16:42:12 2018-03-26 16:42:12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지난해 수익이 크게 악화된 카드사들이 본격적으로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는 올해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정되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인력감축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 등 8개 신용카드사의 임직원 수는 1만978명으로 2년 만에 1.5%(163명) 감소했다. 이들 카드사의 임직원은 지난 2015년 말 1만1141명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많았지만 이후 1년 만에 1만706명으로 435명이 줄어든 이후 2년 연속 1만1000명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년 새 인력감축이 가장 컸던 곳은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였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임직원 수는 1839명으로 은 2년 새 209명이 줄었다. 삼성카드는 특히 지난 2013년부터 매년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5년 새 삼성카드 임직원 수는 645명이나 줄었다.
 
신한카드 역시 2년새 128명이 줄어들었다. 신한카드 임직원 수는 지난 2015년 2766명으로 전년에 비해 23명 늘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올해도 인력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기본급 24개월에서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30개월 치 특별위로금을 희망퇴직 조건으로 제시했고, 직원 200명가량을 내보낼 예정이다.
 
이밖에도 우리카드(61명), 하나카드(66명)도 2년새 임직원 수가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국민은행 분사 이후 7년 만에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최근들어 카드사들이 인력을 감축하는 데는 수익성 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도 카드업계 영업실적'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 8곳의 당기순이익(잠정)은 1조2268억원으로 전년 대비(1조8132억원) 32.3% 감소했다. 지난해 카드사의 순익 감소폭은 삼성카드 주식처분이익 등으로 대규모 특별이익이 발생한 다음해인 2011년 이후 가장 크다.
 
카드사 별로는 2016년 80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던 롯데카드가 1년만에 128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하나카드는 순익 0원을 기록했다.
 
2016년 726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던 업계 1위 신한카드는 1년 만에 3039억원 줄어든 4227억원으로 기존 순익의 41.8%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2951억원에서 1626억원으로, 우리카드는 740억원에서 403억으로 각각 45%가량 순익이 급락했다.
 
순이익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부터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사업자와 5억원 이하 중소사업자에 적용되는 가맹점 우대수수료를 각각 0.8%와 1.3%로 낮췄다.
 
카드사들의 대표적인 수익원이 가맹점 수수료는 최근들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평균 가맹점 수수료는 2012년 2.27%에서 2014년 2.10%, 지난해 상반기에는 1.89%로 내려갔다. 카드사가 지난해 상반기 가맹점에서 받은 수수료 1.89% 가운데 절반에서 80% 가량인 1~1.5%는 카드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할인 혜택과 포인트 등 마케팅 비용으로 쓰인다.
 
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0.44~0.89% 가운데 0.4~0.5%는 카드 결제를 중개하는 밴사에게 지급하는 밴수수료로 빠져나간다. 결국 카드사가 받는 평균 1.89%의 수수료로는 마케팅 비용과 밴수수료만 빼도 적자거나 기껏 0.4%가 남는다.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카드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율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 인하 움직임이 있다"며 "수익개선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도 하나방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최근 디지털강화 등으로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있어 전체적인 인력 감축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직격탄을 맞은 카드업계가 인력감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왼쪽부터)현대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본사. 사진/각사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