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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웰스토리, 노조 와해 목적으로 거액의 희망퇴직금 제시"
원거리에 노동강도 높은 곳으로 인사발령…면담 신청 이후 희망퇴직
삼성웰스토리 노조 "조합원 부당 인사발령은 부당노동행위…노조 무력화"
2018-04-12 14:56:24 2018-04-12 14:56:24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삼성의 식음료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가 노조 조합원을 노동 강도가 높은 곳으로 발령낸 뒤 희망퇴직까지 이르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평시 희망퇴직금의 3배에 달하는 거액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월 민주노총 삼성웰스토리지회(노조) 조합원인 A주임을 서울의 한 구내식당으로 발령냈다. A주임은 2013년부터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구내식당에서 근무했다. A주임은 새로운 근무지가 자택이 있는 수원에서 멀어지자 이전 근무지에서 계속 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전 근무지의 출입카드가 정지되면서 회사 뜻대로 근무지를 옮겼다. A주임은 이번 인사의 배경을 노조 조합원인 까닭으로 봤다.  
 
A주임은 2주가량 근무한 뒤 회사 관계자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2011년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이전 근무지인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구내식당에서 근무하길 희망했다. 구내식당의 인력이 많고, 체계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동 강도도 낮았다. A주임은 피로를 호소하며 퇴사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회사 관계자는 1억5000만원의 희망퇴직금(위로금)을 제안했다. 15년의 근속연수가 반영된 퇴직금과는 별개였다. 그는 희망퇴직을 받아들이고 퇴사했다. 노조 관계자는 "A주임이 1억5000만원가량을 받았고, 퇴직금은 따로 받았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삼성웰스토리의 B주임도 지난달 인사 발령을 받았다. 회사는 삼성전자 구내식당에서 수원 지역의 한종합병원으로 발령냈다. 근무지(수원)는 같았지만, 종합병원은 노동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B주임도 지난달 중순 회사에 면담을 제안했다. B주임과 회사 관계자는 몇 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희망퇴직 제안이 오갔다는 게 노조 관계자의 주장이다. 지난 2일 검찰이 삼성의 노조 사찰 문건을 입수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희망퇴직 제안은 흐지부지됐다. B주임은 현재 새 근무지인 종합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A주임과 B주임 모두 노조 조합원이다. 노조에 따르면 삼성웰스토리 인사팀 하부조직인 '신문화팀' 직원이 거액의 희망퇴직금을 제안했다. 퇴사를 유도하기 위해 노동 강도가 높은 곳으로 인사 발령을 냈고, 이들이 지쳐 면담을 제안하자 거액의 퇴직금을 제안했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노조의 회계감사인 C씨도 1억원가량을 받았고, 회사에 불만을 품었던 D씨도 거액을 받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에 가입 또는 가입할 가능성이 있는 직원에게 거액을 주며 내쫓았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 같은 사측 행동이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전략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조합원은 50명 안팎이다. 지난달 중순 노조는 회사의 인사에 공문을 통해 항의했다. 조합원을 표적으로 인사 발령이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퇴직금도 평시와 비교해 3배가량 높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인사 발령을 내거나 희망퇴직을 제안하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노조 무력화를 위한 인사발령과 희망퇴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웰스토리 측은 "매년 200명가량 인사 발령을 했고, A주임과 B주임 모두 일상적인 인사 발령이었다"며 "A주임이 직접 희망퇴직 의사를 밝혔고, 거액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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