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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코스닥벤처펀드, 1조 판매 눈앞
프리-IPO펀드 인기 연장선…고수익 노리는 자산가 몰려
2018-04-22 10:00:00 2018-04-22 10: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사모 코스닥벤처펀드 설정액이 1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자산가를 중심으로 기업공개(IPO)를 앞둔 예비상장기업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데다, 절세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초기 흥행돌풍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특히 사모펀드의 경우 규모를 한정해 판매하는 곳도 적지 않아 한정판 매력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5일 출시된 공·사모 코스닥벤처펀드 누적 판매액은 지난 18일 기준 1조319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의 경우 9967억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에서 18일 사이 평균 20%가 넘는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는 점에서 지난주에 1조원 돌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펀드의 경우도 뒷심을 발휘하며 판매액이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이긴 하나, 사모펀드 누적 판매액과 비교해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18일 기준 공모펀드 누적 판매액은 3228억원으로, 사모펀드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사모펀드에 뭉칫돈을 넣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애초 전문투자형인 사모펀드의 경우 가입기준이 최소 1억원이라는 점에서 일반투자자들의 접근은 쉽지 않다. 사모 코스닥벤처펀드를 운용 중인 곳 가운데 최소 기준을 10억원으로 높은 운용사도 있다.
 
몇 해 전부터 상장 전 기업에 투자하는 프리(Pre)-IPO펀드가 고수익을 내는 투자처로 입소문을 타면서 은행과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센터를 중심으로 인기리에 판매됐다. 블라인드 사모펀드(펀드 설립 후 투자 대상을 고르는 펀드)로 운용 중인 곳도 적지 않아 자칫 묻지만 투자가 될 수도 있지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자산의 일정 부분은 고수익을 내는 곳에 투자하려는 자산가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사모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프리-IPO펀드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세금에 민감한 자산가들에게 세제혜택 상품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3년 이상 가입 시 투자금액 3000만원까지 10% 소득공제(한도 300만원)가 가능하다.
 
여기에 폐쇄형으로 내놓은 사모펀드가 적지 않아 한정판 매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일정 조건을 충족해 운용돼야 한다.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메자닌채권을 포함 벤처기업 신주에 15%를 투자하고, 벤처 또는 벤처기업에서 해제된 후 7년이 지나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의 신·구주 35%를 의무적으로 편입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폐쇄형으로 운용이 손쉽다. 
 
이보경 펀드온라인코리아 부사장은 "공모주 우선 배정 매력이 투자자들에게 어필하면서 코스닥벤처펀드 붐이 일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 종료된 해외비과세펀드와 달리 운용사별로 펀드 설정액을 일정 규모로 맞춰 판매하는 곳도 적지 않다. 한정판이라는 마케팅 포인트가 작용하면서 인기를 더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 초 서울 마포구 IBK창공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행사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코스닥 벤처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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