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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젓가락질·등산까지…기업 이색면접 '갸우뚱'
취업준비생 "채용기준 불명확해"…기업 "특수상황서 인성평가"
2018-04-22 12:43:53 2018-04-22 12:43:59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신선하다고 평가돼온 식품업계·주류업계의 이색면접을 두고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기업의 지나친 요구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몇몇 기업들은 기존 면접과정과 다른 이색면접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해태·크라운제과의 등산면접, 샘표의 요리·젓가락 면접, 하이트진로의 음주면접 등이 있다.
 
해태·크라운제과의 등산면접은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연수원 일대 등산로에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샘표의 요리면접은 4~5명이 한 조를 이뤄 요리를 완성하는 식이다. 젓가락 면접은 샘표의 기업철학을 반영한 면접으로 젓가락 사용법과 지원자의 태도를 본다. 하이트진로의 음주면접은 1차면접이 끝난 뒤 선배들과의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술자리가 이어진다.
 
처음엔 학력이나 경력 등 소위 '스펙'이라 부르는 것들을 보지 않고 지원자의 인성과 태도, 가치관 등을 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정부의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 정책과 맞물려 이색면접의 가치가 부각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이색면접들이 기업의 지나친 요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직무와 관련성이 모호하고 관련성이 있다 해도 면접과정에 포함시키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실제 취업준비생들이 모이는 한 인터넷사이트에 올라온 이색면접 소개글에 '등산면접과 제과 기업이 무슨 관련인지 모르겠다', '채점 기준은 있는 것이냐'며 비판하는 의견이 잇따라 제시됐다. 해태·크라운제과의 경우 오너의 등산사랑이 면접에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사람인이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취업준비생들이 압박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면접 순위 중 5위에 '술자리 면접 등 이색면접(5.4%)'이 부담을 준다는 통계도 있었다.
 
물론 사기업이 기업 문화에 맞는 채용방식을 선택한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직무에서 마케팅, 영업, R&D 등이 등산, 젓가락질 등과는 관련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채용기준과 관련해 점수의 불분명성에 대한 지원자 불만도 적지 않다. 기업의 특색을 살린 면접은 좋지만 면접의 투명성이 중요시되는 만큼 직무와의 관련성과 평가척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이색면접에 대해 기업 각자 다른 방식이 있다는 입장이다. 해태제과 관계는 "등산면접은 참고 사항일 뿐"이라며 "특정 상황에서 종합적인 인성을 평가하기 위한 면접"이라고 말했다. 하이트 진로 관계자는 "지원자들에게 오히려 식사 대접을 하는 자리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며 "주량 테스트가 아닌 지원자의 성격과 가치관을 알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등산면접, 요리면접 등 이색면접에 대한 평가가 갈리고 있다. 사진은 요리면접을 실시하는 샘표. 사진/뉴시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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