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면세점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면세점 업계 분위기는 여전히 어둡다.
24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면세점 총 매출금액이 약 15억6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대비 31.4%, 전년 동기 대비 67.4% 증가한 수치다. 통상 면세점 이용객수의 70~80%를 차지하는 외국인 방문자수는 지난 2월보다 약 22.2% 증가했으며 지난해보다는 27.8% 증가했다. 지난달 외국인 매출금액은 약 12억6465만달러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0.1%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수치에도 예전만한 수익성은 없다고 전한다. 이 수치가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의 증가 영향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다이궁은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해 중국에서 되파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실제로 수치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달 외국인 1인당 매출금액은 평균 801.1달러로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전년 동기 외국인 1인당 매출액이 538.5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매출금액이 48.7%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다이궁의 증가로 매출이 성장한 것은 외형적 성장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한다. 다이궁은 면세점 업계가 지난해 사드 보복으로 타격을 맞은 후 매출을 위해 단체관광객 대신 선택한 대안이었다. 당장 매출은 늘었지만 여행사에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고 대량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다이궁에게는 할인 혜택까지 제공하며 면세점업계의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단체관광객 부재가 여전히 면세점업계의 고민거리다. 지난해 중국은 제한적으로 단체관광 금지를 해제했다. 그리고 지난달 양제츠 정치국 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믿어달라"고 발언한 뒤 단체관광객 유입의 기대감이 커졌으나 중국인 여행객이 약간 증가했을 뿐 아직까지 영향은 미미하다. 단체관광객으로 큰 이익을 견인할 수 있는 면세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계속된다.
일각에서는 단체관광객이 하반기부터 서서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면세점 업계에서는 단체관광객이 풀려도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단체관광객이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해도 그동안 베트남, 일본 관광에 익숙해진 중국인들이 다시 한국을 찾을지 의문"이라며 "중국인들의 한국제품 직구, 모바일 쇼핑도 늘어 쇼핑메리트가 큰 한국에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면세점 매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면세점업계의 고민은 여전하다. 사진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면세점 매출액과 이용객 수 변화. 사진/한국면세점협회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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