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편법 지배수단 '순환출자' 역사 속으로
공정위 "41개 남아 99.9% 해소"…김상조 체제 이후 241개 감소
2018-04-24 18:11:52 2018-04-24 18:11:5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대기업집단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돼 온 순환출자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순환출자 고리 수는 지난 2013년 9만7658개에서 현재 41개만 남아 99.9% 해소됐다. 남은 고리도 대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해소 노력을 하고 있어 연내에는 모두 끊어낼 것으로 보인다. 소관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의 자발적인 해소 노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평가했다.
 
(제작=뉴스토마토)
 
2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 순환출자 변동현황'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순환출자 고리는 6개 집단에서 41개가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2013년 9만7658개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신규 순환출자를 전면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82개까지 줄었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에는 1년 새 241개가 감소해 현재 41개만이 남았다. 대기업들의 추가 해소 계획 발표가 이어지면서 남은 고리도 곧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순환출자 고리가 해소된 곳은 롯데다. 롯데는 2013년 당시 9만503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는데, 이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014년 484개, 지난해 67개까지 줄였다. 올해는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남아있던 순환출자 고리마저 끊어 완전 해소했다. 이 외에 농협(지난해 순환출자 고리 2개), 대림(1개), 현대백화점(3개) 등도 올 들어 지주회사 전환,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전부 끊었다.
 
현재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있는 대기업집단은 삼성(4개)과 현대차(4개), 현대중공업(1개), 영풍(1개), 현대산업개발(4개), SM(27개) 등이다. 삼성의 경우 지난해 7개에서 4개로 줄었다.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여주를 처분해야 한다는 공정위의 명령에 따라 지난 4월 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한 영향이다. 삼성은 남은 4개의 고리도 해소할 방침이다. 현대차도 최근 지배구조 개편방안 발표를 통해 연내 모두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해소 노력은 그간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 관행에서 벗어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며 "특히 순환출자 해소가 종전에는 고리 수의 감소였지만 최근에는 소유·지배구조 차원에서 핵심고리를 해소해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순환출자가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에서 차지하던 역할과 비중도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