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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사업 양강구도 개막…NH, 한투와 경쟁 예고
금리 경쟁 불가피…조달 자금 운용 격돌 전망
2018-05-24 15:08:39 2018-05-24 15:08:39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NH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 인가를 눈앞에 두면서 한국투자증권이 독점했던 발행어음 시장의 양강구도가 열리게 됐다. 두 회사는 발행어음 판매 한도에 큰 차이가 없고, 조달한 자금을 굴려 수익을 내는 투자은행(IB) 역량도 업계 최고를 다투는 만큼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3일 NH투자증권에 대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 안을 통과시켰다. 오는 30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인가를 받은 뒤 금융투자협회 약관 심사를 거치면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금투협 약관 심사가 10 영업일 이내에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중순부터는 상품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사진/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면 현재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뒤 현재까지 2조2000억원가량의 발행어음을 판매했다. 연말까지 총 4조원까지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앞으로 1조8000억원을 더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총 1조50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 중 1조원은 3개월 이내에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각각 4조8000억원, 4조2000억원으로 발행어음 판매 한도에 큰 차이가 없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 상품은 금리(수익률) 외에 차별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금리를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 회사의 물량이 모두 시장에서 소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그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금리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하는 발행어음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2.3%이고 NH투자증권도 비슷한 수준에서 금리를 결정할 전망이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운용하는 데서도 두 회사의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운용 성과를 판가름 할 IB 부문 역량에서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아서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융과 기업공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IB분야에서 계속 경쟁해 왔다.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발행어음 사업 관련 수익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판매부문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 두 회사 모두 발행어음 담당 부서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초 경영총괄 산하에 있던 종합금융실을 사장 직속으로 바꿨다. 종합금융실은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운용을 담당한다. 유상호 사장이 직접 관련 업무를 챙기면서 발행어음 사업에 더욱 공을 들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운용을 전담하는 부서인 전략투자운용부를 전략투자본부에 만들었다. 전략투자본부는 기업분석팀장과 FICC리서치센터장 등을 거친 매크로·기업분석 전문가 송재학 이사가 이끌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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