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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이배월: PSP)글로벌 기업사냥꾼 모아놓은 ETF
작년 분배수익률 10%…올해도 일단 순항중
2018-06-08 08:00:00 2018-06-08 08: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글로벌 사모펀드(PEF)는 투자자들에게 국내 우량기업을 헐값에 빼앗으려는 ‘기업사냥꾼’으로 비쳐지곤 한다. 2000년대 초반 SK그룹을 공격했던 소버린, 외환은행 ‘먹튀’ 논란을 낳았던 론스타, 최근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을 애먹인 앨리엇 등도 넓게 보면 글로벌 사모펀드라고 할 수 있다.
 
펀드의 성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제가치보다 싼 값으로 매입한 뒤 나중에 제값에 팔아 이익을 취하는 투자 방식은 비슷하다. 전 세계 투자자들의 존경을 받는 워렌 버핏의 버크셔 헤서웨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투자자들의 눈에는 악당으로 보이겠지만 합법적으로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 자체는 문제될 것이 없다. 오히려 회사 경영진들이 이들에게 빌미를 제공한 경우가 많다. 사모펀드들은 이런 기업을 싸게 사들여 기업 내부의 불합리를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으로 멀쩡하게 만들어놓고 그에 맞는 가격에 팔고 나가는 것이므로 무작정 비난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물론 정상화의 과정은 힘들고 고되다. 이윤 추구를 위해 나머지를 희생시키는 것이 사모펀드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무서운 적과는 동지가 되라고 했다. 글로벌 사모펀드를 수십, 수백 개씩 만들어 운용하는 전문 투자회사들 중에는 증시에 상장된 곳이 많다. 그리고 이들을 두루 편입해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Invesco Global Listed Private Equity ETF’, 티커기호 ‘PSP’다.
 
일본의 투자회사 소프트뱅크가 5.98%, 영국의 3i Ord는 4.88%, 스위스의 파트너스그룹 4.56%, 미국의 인터액티브(IAC) 4.46%, 블랙스톤 등이 ETF 편입비중 상위에 포진해 있다. 이밖에 캐나다, 중국, 프랑스 등에서 나온 사모펀드들도 포함돼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PSP는 매년 3월, 6월, 9월, 12월에 분배금을 지급한다. 2014년 주당 0.5422달러, 2015년 0.6553달러, 2016년 0.4574달러를 지급하다가 지난해 1.2674달러로 분배금이 크게 늘었다. 지난 3월에도 0.3044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보아 올해 합산 분배금도 작년 수준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7년 분배금을 6월6일 주가로 나눠서 구한 분배수익률은 10.2%에 달한다.
 
전 세계 사모펀드들에 투자하기 때문에 증시 부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PSP의 주가는 2016년 초부터 상승해 올해 1월말 고점을 찍고 조정 중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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