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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주도권마저 중국에 빼앗기나?
2018-06-25 16:13:48 2018-06-25 16:26:03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디스플레이 위상을 키운 중국이 차세대 먹거리인 미니 발광다이오드(LED)·마이크로 LED 시장에도 손을 뻗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화웨이 등 주요 세트업체들이 마이크로 LED를 탑재한 TV와 휴대폰을 차기 경쟁 분야로 삼으면서다. 하지만 국내 LED 산업은 실적 악화와 투자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은 이 틈새시장을 빠르게 점령하는 추세다.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 기술과 미니 LED 기술은 중화권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10~100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촘촘히 배열해 각각의 픽셀을 표현한다. 색 재현율과 내구성·수명·소비전력 측면에서 탁월해 기존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여겨진다. 미니LED는 LED소자 크기가 마이크로LED보다 큰 100~200㎛ 제품을 말한다. 마이크로 LED에 비해 생산단가가 낮고, 기존 LED 생산 공정의 상당 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더 월 프로페셔널'. 사진/삼성전자
 
증국 최대 LED 업체 싼안광뎬은 이미 마이크로 LED 양산 체제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TV ‘더 월’에 들어가는 부품을 싼안광뎬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LED칩과 패키지를 만드는 LED사업팀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적자에 시달리면서 투자를 축소해왔다. 시장조사기관 LED인사이드에 따르면 2016년 시장점유율 4위였던 삼성전자는 지난해 6위에 그쳤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대규모 투자로 꾸준한 기술개발을 진행했다. 싼안광뎬은 올해만 해도 333억위안(약 5조5000억원)을 들여 LED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대만 이노룩스는 미니 LED 기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노룩스는 화웨이·오포·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미니 LED 공급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미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미니 LED를 적용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선보이며 거래선을 대상으로 기술력을 증명했다.
 
액정표시장치(LCD)를 중국 업체들에 넘겨주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을 눈앞에 둔 우리나라 LED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초조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대형 LCD 부문에서 LG디스플레이는 중국 BOE에 글로벌 점유율 1위(수량 기준) 자리를 내줬다. BOE·티안마·비전옥스 등이 플렉시블 OLED 수율을 끌어올리면서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2021년 37%까지(면적 기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미니 LED·마이크로 LED는 중화권 업체들이 선점에 들어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LED 업체들이 실적 악화와 투자 축소로 LED칩 경쟁력을 잃은 상황”이라면서 “대기업 위주로 LED 투자에 힘을 싣고 있지만 중국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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