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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피아도 꺾은 최정우 회장…재계 부산대 약진
주요 그룹사 요직에 전진배치…하현회, '구광모 시대 전환' 책임
2018-06-26 14:07:36 2018-06-26 16:32:39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포스코 9대 회장에 '부산대, 비엔지니어' 출신의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낙점되면서 재계의 부산대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주요 그룹사 요직에 배치되면서 새로운 '파워 엘리트'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지난 23일 예상을 깨고 차기 포스코 회장으로 내정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다. 포스코는 그간 '서울대 금속공학과, 엔지니어, 제철소장' 출신이 회장 등 요직을 사실상 독점했다. 최 내정자와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장인화 현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회장 최종후보 5명에 올랐던 김진일 전 사장, 김준식 전 사장 모두 서울대 공대 출신이다.
 
최 내정자는 포스코 50년 역사상 처음의 비엔지니어 출신, 20년 만의 비서울대 출신 회장이다. 자연스레 '포피아(포스코 마피아)'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또 권오준 회장의 지원을 등에 업은 오인환·장인화 두 실세와의 경쟁을 이겨냄으로써 부채 없이 포스코의 폐쇄적 인적 구조를 혁신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가 일찌감치 포스코 회장 인선에 손을 떼 정치권 눈치를 살피지 않아도 된다.  
 
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서는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포스코 CFO를 거쳐 포스코켐텍 사장에 오른 대표적 재무통이다. 특히 권오준 회장 체제에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아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비주력 계열사 정리와 7조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등의 성과를 냈다. 그룹 사정에 밝을 수밖에 없다. 최대 관심사는 제조업에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적용한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으로 알려졌다.  
 
차기 포스코 회장으로 내정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왼쪽부터)과 하현회 (주)LG대표이사 부회장,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사진/ 각사  
 
구본무 회장 별세 이후 LG그룹을 임시 총괄하게 된 하현회 ㈜LG 대표이사 부회장도 부산대(사학과) 출신이다. 1985년 LG금속에 입사, 2014년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이달 열린 그룹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주재하는 등 구광모 시대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 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살림을 책임졌던 구본준 부회장은 구 회장의 타계와 함께 중책을 내려놓고 '징검다리' 소임을 끝내려 한다.
 
올해 1월 사장으로 승진한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역시 부산대(경영학)를 졸업했다.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계열사 분할·합병, 상장 등의 굵직한 사안들을 진두지휘하며 신동빈 회장의 '원톱 체제'를 다지는 데 핵심 역할을 해낸 그룹 내 대표적 전략가로 평가된다. 
 
CJ제일제당의 신현재 대표이사 사장과 이재호 경영지원총괄 부사장도 부산대 출신이다. 신 사장은 CJ㈜ 사업총괄 부사장과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등을 거쳤고, 이 부사장은 CJ제일제당 CSR추진단장과 전략지원팀장, CJ 대외협력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그룹 내 실세로 부상했다. 두 사람 모두 이재현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박동운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사장,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 설영오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김선중 SK텔링크 대표이사 사장, 허민회 CJ오쇼핑 대표이사 총괄부사장, 김명수 삼성물산 EPC경쟁력강화 TF팀장(부사장) 등도 부산대 동문이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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