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구광모 시대 개막 D-1…과제는 '경영능력' 입증
임시 주총서 사내이사 선임…모바일 침체 '전자'·LCD 쇼크 '디스플레이' 해결 시급
2018-06-28 17:12:47 2018-06-28 17:25:5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LG가 4세 구광모 시대를 맞는다. 일찍이 후계구도가 정해진 만큼 승계 과정은 순조롭게 이뤄질 전망이다. 고 구본무 회장의 후광을 벗고 그룹을 이끌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 입증은 과제다. 그 첫 번째는 LG전자를 비롯해 그룹의 핵심 역할을 하는 전자 계열사들의 난제 해결이 될 전망이다. 
 
㈜LG는 29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 구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고 구본무 회장(11.28%)을 비롯해 구본준 부회장(7.72%), 구 상무(6.24%) 등 총수 일가가 지분 46.68%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안건 통과가 확실하다. 구 상무는 지난달 17일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추천되면서 그룹의 후계자로 전면에 섰다. 사흘 뒤 구 회장이 별세하면서 그를 중심으로 한 경영 승계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간 구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 전반을 살폈던 구본준 부회장은 2선으로 물러나 징검다리 소임을 마친다. 
 
 
LG는 임시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어 구 상무의 승진 등을 논의한다. 일각에서는 곧바로 회장직을 맡을 가능성도 점치지만, 경영수업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데다 눈에 띄는 성과도 없어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많다. 구 상무의 첫 번째 시험대는 어려움에 봉착한 전자 계열사들의 활로 모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과 LCD 난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전망이다. 
 
그룹 내 맏형 격인 LG전자는 지난 1분기 8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OLED TV와 LG 시그니처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가전의 역할이 컸다. 2분기에도 월드컵 특수를 입은 TV와 성수기에 진입한 냉장고, 에어컨의 활약으로 HE·H&A사업본부는 약 3조원의 영업이익을 합작해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모바일의 MC사업본부다.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 적자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달 부활을 다짐하며 내놓은 플래그십 모델 'G7 씽큐'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판매량이 10만대 정도로, 하루 평균 3000대 꼴이다. '대박폰'의 기준인 일평균 1만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기본기에 충실했다"는 자신감과 함께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기용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늘어난 마케팅 비용은 오히려 적자폭만 확대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552억원. 한 달 전 8809억원에서 하향 조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공세에 세계 1위 LCD 지위를 내준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분기 93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6년 만에 적자전환한 데 이어, 2분기에는 적자폭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영업적자가 5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도 줄을 잇는다. BOE를 비롯한 중국 패널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LCD 패널 가격이 생각보다 가파르게 하락한 탓이다. OLED로의 체제 전환이 시급하지만 실적 악화로 현금창출 능력이 축소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중국 광저우에 건설 중인 8.5세대 OLED 공장의 가동 지연도 난제다.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했지만 중국 정부의 심사 지연으로 일정이 5개월 이상 늦어졌다. LG디스플레이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희망퇴직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카메라모듈, RFPCB 등을 주로 생산하는 LG이노텍 역시 2분기 적자전환이 우려된다. 최대 고객인 애플의 아이폰X 판매 부진 여파가 가시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신모델향 주문이 출하되는 3분기에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