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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 부회장, 경영일선 퇴진…'조카 총수'에 길터줘
연말 임원인사서 퇴임…형제독립 수순 밟을 듯
2018-06-29 15:34:33 2018-06-29 15:34:3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구본준 LG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만 40세의 젊은 나이로 LG그룹 총수에 오른 조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그의 퇴진이 결정된 만큼 향후 거취에도 시선이 모아진다. 계열 분리를 포함한 독립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LG그룹은 29일 "구본준 부회장이 금일 이후 LG그룹 경영일선에서 전면 물러난다"며 "연말 임원인사에서 퇴임한다"고 전했다. LG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LG 이사회가 구광모 신임 대표이사 회장을 선임하면서 조카 총수의 길을 터주기 위해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결정한 것. 지난 1985년 LG반도체의 전신인 금성반도체로 입사해 33년간 이어온 LG와의 인연에 종지부를 찍는다.
 
지난 4월 LG 사이언스파크 개관식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왼쪽)이 문재인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 회장이 LG그룹 후계자로 부상한 이후 구 부회장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초반에는 LG가의 전통에 따라 계열 분리를 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그룹에 계속 남아 조카의 경영 승계를 도울 것이란 관측도 상당했다. 지난해 고 구본무 회장의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구 부회장이 LG그룹의 경영 전반을 챙기는 것은 물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의 만남 등 대외 활동에도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반기 사업보고회를 하현회 LG 부회장이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 부회장은 '형제 독립'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지난 1995년 고 구본무 회장이 3대 총수에 오르면서 동생인 구본능 회장과 구본식 부회장은 희성그룹을 설립해 나갔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LG에 남아 큰 형인 구본무 회장을 도왔다. 이후 구 부회장은 LG반도체 대표이사 부사장, LG LCD(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사장, LG상사 대표이사 부회장,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잇따라 역임했다. 지난 2016년에는 ㈜LG로 소속을 옮겨 신성장사업추진단장 등을 맡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했다.
 
구 부회장이 어떤 계열사와 함께 독립할 지는 추측만 무성하다. 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의 별세가 갑작스러웠다보니 (구 부회장도) 준비를 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며 "시간을 두고 생각을 정리해가지 않겠냐"고 전했다. 그가 보유하고 있는 ㈜LG의 지분 7.72%(약 9600억원 상당)도 어떻게 처분할 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리 대상으로는 거론되고 있는 계열사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상사, LG CNS, 실리콘웍스 등이다. LG그룹 내에서의 경영 궤적과 신기술 분야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는 사실들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예측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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